나는 연애하기에 꽤나 괜찮은 상대다
호감형 얼굴, 온화한 성격, 씀씀이,
나쁘지 않은 직업과 학벌, 적당한 교양과 상식 문화적 소양,
무난한 소셜스킬, 부유하진 않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집안 분위기,
술과 담배 유흥과는 거리가 멀고 가끔 책과 영화 드라마를 즐기는 그런 사람.
살아오며 다 기억 할 수 없을 만큼의 고백과 플러팅을 받았다
지금까지 연애하며 한 번도 차여본 적 없고
내가 만난 사람들은 모두 나를 매력있다 여겼으며
친구들과 지인들도 나를 괜찮은 사람이라 평한다
이 긴 수식어구는 내가 객관적으로 나쁘지 않은 사람임을 확인하고 싶어서다
어쩌면 내가 누군가에겐 마음이 혹할만큼 좋은 사람일수도 있겠지
그런데 그런데 그런데
너는 내 이런 멋진 모습을 잊게 만든다
분명 나는 괜찮은 여잔데
네 애인으로 있으면 나는 별볼일 없고 연애에 미쳐있는 멍청이 애정결핍 집착녀가 되는 것이다
너는 나를 용기도 없고 도전정신도 없는 나태한 사람 취급을 한다
내게 매일 하고 싶은 일,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일따위를 물어보며 연애가 아닌 내 인생을 걱정하라 한다
우리의 연애는 연애가 아니게 된 지 얼마나 지났을까
너는 언제부터 나와의 만남을 부담스럽다고 여겼으며 피곤하다고 생각했을까
밤이 오면 내가 생각이 안 난다는 너의 말을
나는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나는 너에게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는가
네가 한 모든 것으로 인해 왜 나는 내 바닥을 보아야 하는 것인가
-
드디어 헤어지기로 결심하다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기에
나의 이십대가 너로 끝난다면 너무 억울할 거 같아서
나는 내 인생에서 너를 지울거야
너보다 더 잘나고 좋은 사람도 잊은적 있는걸
나는 최선을 다했으니 더이상의 미련은 없다
훌훌 털고 갈거야
너는 또 미련부스러기를 가지고 혼자서 드라마를 찍고 있겠지
옛날엔 그게 그렇게 마음이 쓰였는데
이젠 신경도 안쓰인다
네가 네 세계에 빠지든 말든 그건 네 문제니까
나는 내 행복을 찾아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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