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TAKE A DIVE

krystal92 2016. 6. 9. 22:12


별 것도 아닌 일로 기분이 상하고 짜증이 난다.

나는 소심이 개복치이기때문에 쓸데없는 배려가 심한데, 이건 다 자기 방어에서부터 시작 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거절같은 부정적인 대답을 회피하고 싶어 최대한 배려로 포장한 확인을 받고싶어한다.
추가하자면 나의 착한아이 컴플렉스와 아아주 절묘하게 맞아들어 환상의 "괜찮아 콜라보"가 만들어진다.

예들 들면,
A 나랑 ㅇㅇㅇ갈래? 너 바쁘면 괜찮아
B 그래, (다른 이야기 하다가) 어 다음날에 스케쥴이...
A 다음날 너 피곤 할 거 같아. 난 다른사람 구해도 돼. 괜찮아.
B 아냐, 갈 수 있어. 버스가 몇 시에 있더라...
A 근데 너 나랑 놀고나서 버스타고 집에 가면 너무 늦는 거 아냐?

   집도 멀고 내일 일정도 있는데. 나 진짜 괜찮으니 다시 생각해 봐.

이런식의 대화 패턴이다.
물론 난 A고.
보통 이쯤하면 B는 "솔직히 말해. 나랑 가기 싫은거야?"라고 말한다.

속마음을 말하자면, 난 B가 너무너무너무 좋아서 꼭 얘와 어딘가를 가고싶은거다.
나는 너무 소심한 개복치이기 때문에 애초에 싫으면 제안을 안한다.
빈말이라도 안하는 것이다.
만약에 좋다고하면 어떡해. 싫은데.

문제는 내가 호감을 가졌기 때문에 B의 입장까지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내가 거절당해도 괜찮은 이유를 한 두 가지정도 만들어두고 정말 약속이 깨졌을 때 위안을 삼기도 한다.

져주는 것.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주는 것.
모두 좋다. 나쁜 건 아니잖아.
근데 나는 이 빈도와 강도가 심하다는 거지.
한 번 상대방이 yes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듭 확인을 받고 싶은 것이다.
이래도 나랑 ㅇㅇㅇ갈거야?
이런 상황인데도 나랑 만날거야?
너가 힘들어도 볼 수 있어?
이런 확인.

이럴 때 솔루션은 별 거 없다.
"맞괜찮아" 작전
무조오오오건 B도 괜찮다고 하는 것이다.
~~~해도 돼. 난 괜찮아 라고 내가 말했을 때
아냐 ~~~안 할거야 나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몇 번의 핑퐁 후에는 내가 수긍 할 것이다.
답정너이기 때문에.

"내가 더" 작전
위의 것과 조금 비슷한데, 이번에는 조금 강하게 나가는 것이다.
내가 우물쭈물 괜히 미안해하고 있으면,
나 ㅇㅇㅇ갈거야. 가고싶어. 내일 일정 소화할 수 있고 버스 늦게타는게 별로면

택시타고 집에 가면 돼.라고 말해주면 된다.

내가 맘에 걸린 부분들을 콕 집어 얘기해주는 것이다.
"괜찮아"가 아닌 "내가 이렇게 하고싶어서 한다!"의 기운을 팍팍 풍겨주는 게 포인트!

이런 고답이 나의 성격을 고치려고 많이 노력해봤지만... ... 결과는 2n년째 제자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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