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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도대체 니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까 모르겠다
네가 뭘 망가트렸는지, 무엇을 죽여버렸는지
네가 한 일들이 내게 어떠한 작용을 했는지
너는 알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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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사는 게 지옥 같다
밥이 안 넘어가고
잠을 잘 수 없다
이유 모를 눈물만 뚝뚝
난생처음 길가에 주저앉았다
눈앞이 점멸하는 어지러움
이렇게 깊은 감정이었나
그냥 눈 감고 뺨 때리고 침 뱉고
뒤돌아서 무표정하게 지나가는
그런 쿨한 연애 아니었나
내 작은 세계가 무너진다
한 층 한 층 쌓아 올린 나의 작은 모래성
난 네가 정녕 파도를 몰고 올 줄 꿈에도 상상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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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또 떠나버렸다
내게 폭탄을 남겨두고 또다시 떠나버렸다
나쁜새끼
아직도 스스로의 감정에 갇혀
스스로의 비극에 빠져버린 자식
너네 둘은 세기의 로맨스를 찍은 기분이겠지
주연은 너네 둘이고 악역은 나고
잘못된 타이밍에 이루어질 수 없었던 아픔이라
서로 아린 눈으로 바라보겠지
한 번만,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안아보자며
서로를 아련히 감싸 안았겠지
그럼
나는?
가만히, 조용히, 힘들고 아픈 일 내색 없이
꾹꾹 눌러 담으며 기다린 나는?
이제나저제나 너만을 바라본 나는?
나도 잘못된 타이밍에 안타까워하며 물러나면 돼?
난 아무것도 바란 게 없는데
넌 보상이랍시고 준다는게 상처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못된 놈
한마디 툭 뱉어놓고
도망치듯이 떠나버린 너
그렇게나 똑똑한 네가,
내가 어떤 감정을 느낄지
생각해 줄 여유도 없는 널 보면서,
난 도대체 왜 너를 용서해주었는지
헷갈리기 시작했어
그냥 아프고 말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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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하루 끝에는 눈물로 줄을 엮어 목을 맨다
사인은 익사, 허나 숨을 쉴 수 없으니 질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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