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2026. 5. 1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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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임신 시도 → 배란 유도제 자연임신 시도→시험관 아기 시술

결국 이 루트를 타게 되었다

임신 첫 시도로부터 한 10개월 정도 걸리고 나서야 시험관 아기 시술까지 왔다

그 10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나팔관 한쪽이 막히고 다른쪽도 상황이 좋지 않아서 자연 임신이 좀 힘들다는 진단도 나왔다

시험관 시술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종교 베이스적인 인간에게 생명을 좌지우지 한다는것, 운명을 비틀려고 하는것이 미치도록 거부감 느껴졌다

주사 공포증은 뭐 말할것도 없겠지...

근데 나팔관 조영술 결과를 들고 엄마에게 위로 받으러 갔을때 엄마는 위로가 아니라 내게 미안해 했다

엄마가 어릴때 나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서, 적절한 케어가 없었어서 여자로서 힘들게 되었다며 날 불쌍하게 봤다

그리고 나서는 나를 혼냈다. 왜 시험관 시술을 하지 않냐며

방법이 있는데 안하는게 바보같다면서 시간이 더 가기전에 시험관을 진행하라고 눈물 쏙 빠지게 혼났다

남편은 시험관만은 피하자며 좀 생각해보자 했지만, 우리 엄마한테 둘이서 정신교육을 받고 정신 차리니까

시험관 동의서에 싸인하고 있더라..

역시 우리엄마.. 비혼주의자 딸 결혼시키더니 딩크 부부 시험관까지 하게 한다. 대단한 사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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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아기를 낳고싶은건지 잘 키울 수 있는건지 생명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인건지..

비혼 주의자라 외치던 내가 주변에 휩쓸리듯 결혼하고 그 결혼을 스스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까지 3년이나 걸렸는데

딩크로 살자고 말하던 내가 또 휩쓸리듯 임신 준비를 하고있는 이 상황이 너무 아이러니하다 (노답임)

엄마 아빠, 남편, 시아버지 모두 내게 출산 하라고 하는데 그냥 견딜수 없어서 도피하는것같기도 하다

좋게좋게..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데 머리 한구석에서는 너무 혼란스럽다

내가 낳고 길러야하는데 내가 그게 싫은데... 이게 맞는것일까?

주변인들이 아이를 낳고 살아서,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가 있어야 하니까, 부모님이 너무 손주를 원해서, 시가가 지원해준다니까, 배우자가 설득하니까, 의사가 권고하니까, 평범한 가정주부가 되려면 아기가 필요하니까, 경제적으로 여유로우니까...이유들이 하나같이 다 별로다.

만약 내 친구가 이런 이유를 들면서 아기를 낳는다고 하면 정말 뜯어 말릴거다. 미친거냐고...

근데 내 얘기가 되니까 저 이유들이 정말 하나하나 중요해지고, 나의 페르소나 중 하나가 부인이 되면서 배우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그래서 일단 시작해본다. 하는데까지는 해보고 아니면 내 운명이 아니었던 걸로 하려고 한다.

아기가 나한테 오면 엄마가 될 운명이었던 거고, 아니면 아니었던 걸로. 어차피 내게 주어진 시간이 길진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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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보고 듣고 느끼고2026. 5. 1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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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선x안예은 콘서트 in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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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리스트>
[안예은]
-멀리
-출항
-소식
-달그림자
-홍연
-만개화
-상사화
-능소화
-홍련
-창귀
-발매예정 타이틀
-문어의 꿈

[심규선]
-Periwinkle Blue
-뱃사람의 노래
-바다새의 노래
-난설헌
-소로
-아라리
-화조도
-파탈리테
-심야의 아이
-Care
-살아남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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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증말
내가 사랑하는 내 여자들
둘 다 정말 미쳤다만 나온다
 
아 안예은씨 정말 라이브 돌았고요
특히 창귀라이브 듣는데 소름돋았습니다 (왜냐면 저번 콘서트땐 창귀 안해주셧음ㅋㅎ)
내가 좋아하는 노래 듣고싶어하는 노래 다 해주셨음
섬에서 섬으로 증말 명반이다 명반이야
쭉쭉 뻗어내는 음이 아주 미쳤음(p)
남편은 안예은 다음 콘서트가 어디냐며 빨리 예매하쟀음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앨범 듣는데 라이브를 듣고 들으니 ㅋㅋㅋㅋ 그 고자극 음원들이 심심하게 느껴졋음
안예은씨 아프지 말고 음악 활동 많이 해주세요 정말 부탁드립니다(_ _)
 
규선언니는... 그냥 뭐 원래 하시던 대로 하셨음
ㅈㄴ 잘했단 얘기 (P)
언니 그냥 사랑해요 오늘도 울다왔어요 슬픈 노래도 많이 없었는데
그냥 언니만 보면 왜 그렇게 눈물이 나는지 내 눈물 버튼...ㅎㅎ
언니는 내 20대예요 내 불안하고 지친 그래서 나동그라진 마음들을 모아서 깁게 해줬어요
누덕누덕 기워진 영혼으로 살다보니 30대 중반이 되었고 나는 어느새 예쁜 조각보가 되었어요
그 조각보를 사랑해주는, 아름답다 말해주는 배우자도 만났어요
그 사람과 언니의 노래를 들었어요.
오늘은 슬픔의 눈물이 아니라, 행복의, 벅차오름의 눈물을 흘린거 같아요.
언니 행복하세요. 많이 행복하세요. 제가 느낀 행복만큼 언니도 행복하세요.

Posted by krystal92
보고 듣고 느끼고2026. 3. 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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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낮 한시, 우연히 시간이 맞아서 들린 전시회
전시회를 좋아해서 해외에서도 그 나라 미술관 투어는 꼭 하는데
네덜란드에서 고흐 원화를 보고 인상파에 홀딱 빠졌다
이번에 원화로 하는 인상파전이 있다기에 얼른 예매했다
한동안 시간이 나지 않았다가 드디어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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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인상주의...
처음에는 조롱의 의미로 쓰였다고 한다.
그당시 미술계의 왕도는 고전주의였기 때문에 순간의 느낌, 빛에따라 달라지는 색채는 하급의 미술로 취급했다.
꼭 그림 못그리는 것들이 형태(?)도 못잡고 색칠놀이나 하네
☞ 남는게 임프레션밖에 없군 ☞ 인상주의 뚜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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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물감의 보급과 동시에 작업실 밖으로 이젤을 들고 나간 화가들은 빛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며 순간을 사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똑같은 구도에서 몇번이고 다시 똑같은 그림을 그렸다
새벽의 희미한 빛 속에서
한 낮의 강렬한 빛 아래서
저녁 놀의 붉음 아래서
어스름이 깔린 빛 안에서
동일한 프레임이지만 뉘앙스는 완전히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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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상을 선명하게 보기보다는 흐릿해도 흥미롭게 보는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인상파와 사랑에 빠질수 밖에 없는 운명인것이다
그 시대에 태어났다면 르누아르에게 초상을 의뢰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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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마메의 루엥 강가 바지선들, 알프레드 시슬레

처음 딱 들어갔을때 마음에 들었던 작품
굿즈샵에서 큰 액자로도 사왔다 ㅋㅋ
강물, 하늘 그리고 배, 사람... 고즈넉하고 차분해서 좋다


센 강가의 풍경, 아르망 기요맹

요기에 있는 이 말이 이중섭 황소와 비슷하게 느껴져 재밌었다
구석에 작게 그려져있지만 역동적이고 힘있게 보인다


예인선 사모아의 운하, 폴시냑

점묘화로 그려진 작품안에서 너무 귀여운 두 사람 ㅎㅎ
연인일까 생각하게 된다


강 가의 시골 저택, 폴 세잔

나왔다! 최애!
이번 전시 최애작... ㅎㅎ
나는 유독 이런 구도, 이런 주제의 작품을 좋아한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이 최애인만큼 비슷한 이 작품도 최애가 된것이다!!
분명 누군가는 방금 전의 기요맹이 시슬레가 폴시냑이 훨신 테크닉적으로 우위가 아니냐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내게 가슴깊이 다가오면서 울림이 있는건 세잔이었다
강물위에 비친 저택... 주위에 흔들리는 나무들...
하늘은 파랗고 빨간 지붕의 저택은 포근해보이지만 어딘가 음산한...
아 그 집에 사는건 누구일까?
저 또렷하게 포커스된, 그 집에선 무슨일이 일어날까?
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얘는 집에 액자로 두기엔 분위기가 안맞아서
결국 렌티큘러 엽서로 업어왔다ㅋㅋ


아침 햇빛효과 에라니, 카미유 피사로

딱 이 사람에게 꽂혀서 5분간 뜯어봤던 작품
전체 그림을 보면 들판의 표현과 나무가 정말 예쁜데
난 한구석에 그려져있는 이 여자가 너무 평화로워 보여서 한참을 눈을 못뗐다


수련이 있는 연못, 클로드 모네

아.. 폰 카메라로는 절대 이 색감이 안담긴다
아쉬울따름...
수련 연작중 중간즈음 있는 작품이다
너무 초기작도 후기작도 아니라 밸런스 있게 아름답다
앞에 벤치에 앉아서 라벨 물의 유희 한 곡을 다들을 때까지 감상했다 말해뭐해..ㅎㅎ


밀밭의 양귀비, 빈센트반고흐

처음으로 한국에 전시된 작품이라고 한다
특유의 띡한 질감표현이 멋있어서 찍어보았다
이 시기 동생 테오의 지원이 있었다는데 그래서 물감을 저렇게 썼나 ㅎㅎ 싶고... 아주 아름답다
고흐의 작품은 늘 새롭고 충격적이다


꽃 장식 모자를 쓴 여인,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멀리서 봐도, 가까이서 봐도 아주 보드랍고 몽글몽글하다
마치 아주 가느다란 털실로 만든 그림같은 분위기가 있다
이 화가가 본 나는 어떨지 궁금해...ㅎㅎㅎ


꽃병의 장미,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정물화일뿐인데 사랑스러울 수 있을까?
그 싱싱함과 화려함 사랑스러움이 모두 느껴지는 작품
계속 계속 보고싶어서 굿즈샵에서 안경닦이로 된 것을 사왔다


100% 동의하지는 않지만
역시 마음을 울리게 하는 회화 사랑해!!!!!
전시관이 작고 작품이 많지 않지만 한적한 평일 오후에 가서 그런지 아주 마음껏 감상하고 왔다
세시간 반동안 씹고 뜯고 맛보고 꼭꼭 소화시켰다

아 행복하다!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6. 2. 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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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무것도 아닌 한낮에 드는 생각들.

 

인생은 정말 급작스럽고 예측 불가능한 영역이구나.

안정적으로 살아왔다고 해서 그것이 계속 지속되리라는 보장이 없구나.

내 평생 가져왔던 신념이 믿을수 없게도 허무하게 스러지기도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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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이렇게 뒤죽박죽 얼렁뚱땅 흘러가는거라면 뭘 그리도 지키려고 아둥바둥 댔을까?

마음이라도 편하게 두었으면 좋았을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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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 지금이라도 깨달은 것을 실천하며 살아야겠다.

늘 긍정적으로 항상 웃으며

진인사대천명

겸손하게 고개 숙이며

제로섬 게임

아등바등 하지않고 우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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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5. 11. 12. 09:56

https://youtu.be/iEOLDIt0bzo?si=IpFbP3epzmET37j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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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했다.
장장 팔년동안 다닌 직장인 이제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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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티를 다시 시작했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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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시작했다.
때우기 위한게 아닌 식사를 지향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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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곳을 돌본다.
지금까지 바쁘다고 못본척 했던 것들을 고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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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바쁘게 흘러가는 퇴사 후 일상...
근데 이게 사람이 사는거 같다
내 몸을, 내가 먹을 음식들을 돌보고
지금껏 내팽게쳐둔 마음을 돌아보고 다독인다

삶을 사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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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3. 9. 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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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육십하고도 일세 생일
이상하다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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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집은 환갑 기념 해외 여행을 보내드린다는데, 엄마가 비행기를 못타게된 관계로 아주 머리가 아팠다.

그냥 편하게 해외여행 결제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나는 어째야 하지 한참을 고민하다 그냥 엄마한테 물어보기로 했다.

 

엄마는 처음엔 그냥 우리 가족끼리 고즈넉하게 식사를 하자고 했다.

그러기엔 내가 너무 아쉬운 것 같아, 이모도 부를까? 당숙도 부를까? 하니 엄마가 슬그머니 물어본다.

좀 많아도 돼?

당연히 되지, 우리 집안 잔치할까?

예순이 되었지만 어째 아직 소녀같은 엄마는 그럼 좋지! 하고 베시시 웃었다.

 

며칠이 지난 뒤 일을 하고 있는중에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아니, 아빠랑 얘기 한번 해봤는데... 요즘 무슨 환갑에 잔치녜. 너네 부담스럽게스리...

뭐가 부담스러워~? 난 괜찮아. 원래는 엄마 아빠 유럽여행 보내주려고 했던거야. 이서방도 돈 아끼지 말랬어.

남편을 팔아 혹시 부담스러울까 하는 엄마를 한참 안심시키고는

엄마 원래 500만원짜리 해외여행이었어 식사 한끼면 싸게 먹히는거지!

마음같아서는 고급 호텔에서 파인다이닝 해주고싶은데 엄마 취향이 그게 아니라서 안해주는거야.

가만히 말도 없이 듣고 있던 엄마는 그치? 내가 이정도는 받아도 되지? 너네 아빤 괜히 난리야~~ 하며 아빠 뒷담을 깐다.

역시 울엄마 속으로는 그냥 좋고 신났는데 아빠가 브레이크 걸어서 짜증났었나보다.

내가 편들어주니 누구도 부르니 마니 몇명이 올건지 신나서 한참 얘기를 한다.

 

엄마가 좋아하는 소고기집에 예약을하려 했으나 남편이 반대를 했다.

친척 어른들 모시고 하는 자리인데 그냥 고깃집 느낌이라 폼이 안난단다.

사공이 여럿이니 점점 배는 산으로 가다가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꽤 괜찮은 레스토랑의 토요일 점심 예약은 한달 전에 해야한다는걸 그때 깨달았다.

생일을 2주 앞두고 인원도 다인원에 제일 붐빌 시간대를 예약하려고 하니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후보군의 90%에서 퇴짜를 맞았다.

 

결국 엄마 집 근처 경복궁 한옥마을점에 30명을 예약했다.

우리 가족과 일가친척들 중 엄마가 부르고 싶은 사람들을 모두 부르게 했다.

우리 항렬에서는 내가 제일 첫번째로 환갑을 치르게 되어 엄마도 누구 부를지 은근 기싸움을 했을 것이다.

직계 친한 친척만 불렀는데도 30명이 넘게 엄마의 생파(?)에 참석해주셨다.

예약할 때 가장 비싼 한정식 코스 + 고기 추가하여 미리 오더를 냈고,

오마카세 느낌나는 한정식 코스와 배 채울수 있는 고기까지 구워 먹으니 젊은 친구들도, 어르신도 만족도가 높았다.

 

엄마는 얼마전에 이날을 위해 백화점에서 구입한 100만원이 넘는 원피스와 30만원짜리 구두, 아빠가 사준 금 팔찌와 목걸이, 지난 생신날 내가 선물한 루이비통 백을 들고 아주 휘향찬란한 자태로 등장했다.

전날에 받은 네일아트와 아침에 샵에 들려 머리와 화장도 했다.

엄마가 이 날 엄마가 가진 가장 비싸고 좋은걸 걸쳤다.

 

경복궁에 원래 있던 서비스는 생일자에게 미역국 반상을 주는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식사를 거의 마칠 무렵 직원분들 대여섯분이 오시더니 엄마에게 티아라와 요술봉, 반지 풍선등 여러 악세사리를 채워주고

여러 가족들에겐 폭죽과 소품들로 우리를 한껏 꾸미시더니 엄마를 일으켜세워 다같이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소감도 묻고, 사위와 함께 우리가 따로 준비한 케이크 커팅과 꽃바구니 전달식도 하고 , 내쪽에서 답가도 하고 ...

갑자기 사회자가 되셔서 식 진행을 해주셨다. (팁만해도 이십은 나갔다)

 

나는 엄마가 이런 시끄럽고 남사스러운 것들을 싫어하고 창피해하고 하실줄 알았으나

이게 웬걸 엄마는 너무 아이처럼 좋아하셨다.

사진만 정말 백장은 찍은것 같았다. 말그대로 잔치였다.

사진 속 엄마는 단 한컷도 빠짐없이 웃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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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번째 기억에서부터 엄마는 전업 주부였다.

아빠가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꽤 적지 않은 돈을 버셨는데, 엄마는 본인이 전업주부라며 늘 검소하게 사셨다.

내가 부모님과 같이 살던 미성년자때까지의 엄마는 그냥 아줌마일 뿐이었다.

짧은 컷트머리, 주부 습진을 달고 살던 손, 명품 가방 하나 없이 가끔 쓰는 설화수 화장품만이 조그마한 사치라며

화장품을 살때마다 기분 좋아했던 엄마.

우리가 모두 분가해서 텅 빈 집에서 웃을일이 별로 없다던 엄마.

내가 사준 루이비통이 젤 좋은 가방이라며 아껴 든다는 엄마.

환갑 기념 아빠한테 금일봉 천만원 받은걸 내게 반절 떼어준다는 엄마.

사진 속 엄마가 너무 소녀같고 예뻐서, 그럼에도 세월의 흔적이 얼굴에 느껴져 슬퍼서 나도 그냥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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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이모들은 내 회사 근처로 와서 청담에 잘하는 성형외과 피부과 다니며

지방흡입이며 리프팅이며 쁘띠 거상이며 하고 갔는데, 울 엄마는 거기 쫄래 쫄래 따라다녀놓고선

본인은 얼굴이 이쁘니(?) 돈 안써도 된다고 했다.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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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

조금 촌스럽고, 조금 우악스러운면이 있지만

때로는 소녀같고 아기같은 면이 있는 울엄마.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엄마가 원하는 만큼의 생을 즐겼으면 좋겠다.

나의 작은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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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3. 7. 12. 18:30

-한국에서 며느리는 며느리 도리라는걸 안하면 썅년이다.

 ㄴ'사위도리' 나는 이 단어를 들어본적도 없다.

-며느리 도리라는것은 그냥 시부모를 떠받드는 종처럼 지내라는 뜻이다.

  ㄴ어디 성리학 유교 배우던 조선시대 사상으로 조금 풀어주는 부분 있으면 깨어있는 시부모인줄 앎

-한국 사회에서 결혼이라는걸 한다는건 당신이 동의하지 않았더라도 고릿적 유교 결혼 문화에 종속한다는 의미이다.

  ㄴ요즘 시대에~ ? 라고 대답 했을때 대부분의 남자들은 아직 한국에서 결혼한다는건! 이라고 서두를 꺼낸다.

  ㄴ결혼 전 분명 합의한적도 없고 결혼 후 제대로 논의해보려 하지만 그들은 결혼했다는것 자체가 유교 가치관적 결혼 문화에 "동의" 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ㄴ시대가 달라졌다는 말을 하면 그렇게 아니꼬우면 네 며느리한테 안그러면 된다고 한다. 다음 세대가 바꾸면 된다고.

-분명 비슷한 나잇대로 결혼 했으니 상대방 부모와 내 부모의 연령대가 비슷하지만 우리엄빠는 신세대고 본인 엄빠는 옛날분들이시다.

  ㄴ누가 들으면 뭐 한 2-30년 나이차이 나는 듯이 말한다. 우리 엄마/아빠는 옛날 사람이라서 그래~. 자기 부모님 때는 그럴수 있어도 우리 부모님 때엔 그게 당연했던거야.

-며느리는 잘하면 당연한거고 못하면 아주 잡도리 해야하는 사람이다.

  ㄴ사위는 친가까지 운전만 해줘도 피곤하고 고생한 사람이다.

-남편의 잘못은 아내의 잘못이고 아내의 잘못은 아내가 못난 탓이다.

 ㄴ남편이 잘못하면 내조를 어떻게 했길래 / 네가 나서서 고쳤어야지 / 단도리 못한 네 잘못이되고 아내가 잘못하면 그저 못난년이다. 덤으로 못난년 거둬줬으니 남편을 하늘같이 모시고 살라고 한다.

-아내는 살이 찌면 온갖 욕을 듣고 바람마저 정당해지지만, 남편이 살이 찌면 보기 좋고 풍채 있는 사람이 된다.

 ㄴ살찐 아내를 두고 남편은 외도를 안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사람 취급 받지만, 살찐 남편은 남편 관리 못하는 아내의 치부거리가 된다.

-아내의 흉은 자연스럽고 별 생각 없이 이루어지지만 남편의 흉은 남자 기가 죽기때문에 하면 안된다.

 ㄴ며느리의 흉은 대놓고 꼽주고 숨쉬듯이 지나가듯이 해도 어쩌겠어 니가 참아야지 하지만 사위 흉을 봤다면 남편 기가 죽어 같이 못산다고 해도 다들 인정해준다.

 

-

도대체 며느리 도리라는것은 무엇인가.

*주에 몇 번 시가에 방문하기

*가사일을 도맡아하기

*어른들에게 네네 하기

*언제나 웃어야하며 방청객 모드여야하기

*안부인사 꼬박꼬박하기

 

-

나는 결혼하고 일주일에 최소 2번, 정말 무슨일이 있을때면 일주일에 한번

꼬박꼬박 시가에 방문했다. 단 1시간을 볼지라도 정기적으로 시가에 방문했으며

심할땐 일주일중 3-4일, 자고 오기도 했다. 이유는 그냥 아버님이 혼자있기 싫다 하셔서.

우리에게 신혼은 없었다.

매주 꼬박꼬박 주에 한번은 시간을 비워 시가에 가야했고, 이것은 내가 일을 하며 야근을 할 때도

아파서 수술을 했을 때에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변함없이 지켜진 스케쥴이었다.

반면 우리 친정에는 명절 당일 밤.. 아니면 가끔 생일때 시간이 맞으면 갔고, 어버이날이니 새해니 크리스마스니 이런 날엔 늘 시가에 있었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불평등이었지만, 그들에게는 평등이었다.

나는 며느리고, 여자니까.

대한민국에서 며느리는 명절날이나 되어야 친정에 갈 수 있고, 그것도 당일 저녁에나 출발하는.. 명절 오후 2시에 출발하면

아주 썅년이 된다.

그래도 이게 며느리 도리라니까 참았다.

며느리 도리라니까.

도대체 그게 뭐길래 이렇게 사람을 노예처럼 부리는 마법의 단어가 된걸까.

 

-

똑같은 부모인데 신부의 부모는 신랑의 눈치를 보며 백년 손님이라고 한다

신랑의 부모는 신부에게 우리 아들 밥 잘챙기고 며느리 도리를 하라고 한다.

이 불평등을 보고도 어찌 아무 생각 안 할 수 있단말인가

 

세상이 많이 좋아져 여자도 사회생활을 한다고 한다.

내가 봤을때는 그냥 노예의 일이 더 늘어난 것 뿐이다.

집안일 가족 뒤치닥거리에 돈 버는일이 하나 더 늘어난거다.

결혼한 여자는 이 모든걸 완벽하게 해내야한다.

모두의 기대 속에 현명하고 정숙하며 지혜로운 며느리이자 아내가 돼야한다.

남편?

남편은 손찌검만 안해도 괜찮은 남자가 된다.

돈? 아내가 벌면되지 요즘세상에 남자만 돈버나?

다만 남편은 기죽이면 안되고 밥과 섹스를 바쳐야하고

시부모를 공경하고 봉양해야 하는건 당연한 의무다.

 

그런데 왜 이런 부조리를 눈 앞에서 목격하고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가

그것또한 이 세상의 약자 여성으로서 사는 슬픔이겠지

 

나는 아내, 며느리로서 최선을 다하지만

그들은 항상 내게 배려해줬다 말하고

나를 성에 차지 않는다 말한다.

 

2023년에 가계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집안일의 60% 이상을 처리하며

매주 한번 이상 시부모를 만나러가며

회사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도

살은 찌면 안되는...

그런 아내이자 며느리로 살고 있다.

 

탈혼이 왜 지능순이라는건지 깨닫고 있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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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3. 5. 12. 02:11

-
발작처럼 찾아오는 공허함은 때때로 너무 무거워서 그냥 그 무게에 짓눌려져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나는 꾹꾹 짜부라져서 바닥에 붙어있고
어린애들이 갖고 노는 찰흙처럼 이리저리 정신이 떼지고 붙고 하는것이다.

-
불안정한 나에게 아니 그냥 불안한 나에게
정신적 공허함은 가히 재앙이라 하겠다.
지독한 회피형이자 우울하기까지한데
이젠 불안하고 공허하다.
그냥 한마디로 노답이란 소리다.

-
남과 가정을 이루는게 쉽다고 생각한적은 없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울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왜 나만? 이라는 물음표가 칠백억개정도 뜨고 그냥 넘어가자란 합리화가 1초에 3번씩 생긴다.
물론 나는 그를 사랑하고 그도 나를 사랑한다.
그러나 가정을 이룬다는것은 사랑을 넘어서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그걸 잘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허함은 온다.

-
역지사지의 자세
빌어먹을

역지사지의 자세로 이해하자
역지사지의 자세로
참을 인을 새기고
상대방도 나와 같은 인격체임을 의식하며
내가 내몸처럼 돌보고 사랑해야할 사람임을 상기하며
외우자 역지사지의 자세
따라하세요 역지사지의 자세

-
안되면 일단 내 탓을 한다
상대방 탓을 해봐야 내 정신만 갉아먹으니까 그냥 내 탓으로 한다
내가 잘못했을거야
내가 예민하게 군걸거야
걔가 그런 이유는
걔가 그렇게 말한건
그냥 내가 예민하고 성깔있고 고집있고
그래서 그래서 걔가 못참았던거야
나를 견뎌주는거야 그 애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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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3. 4. 14. 00:17

-
무한한 사랑이라는게 있을까
퍼부어지는 감정은 곧 고갈될테지
다만 진하고 깊은 잔흔이 남을거야
나는 그 기대 하나로 당신 옆에 있을거야

-
홀로 있음을 좋아하던 나는
어느새 혼자가 어색하다
빼곡히 내 인생에 들어찬 흔적을 말하면
너는 웃을까

-
이제는 모두가 쉬이 뱉는 그말을
나는 그리도 어렵게 뱉었고
네게 사실만을 말하지도 않았다
너는 나를 용서하고 품어주었고
나는 그대로 곁에 남았다
너는 나의 사랑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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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카테고리 없음2023. 4. 12. 18:00

 

-

우리는 종종 연애에 대해서 얘기하지만

그것은 진실로 남녀간의 애정사라기보다는 서로에 대한 걱정과 애정 그리고 관심에 대한 표현이라고 생각해.

그런 의미에서 내가 본 너는 늘 스스로와 작품에 대한 치열한 고민들로 가득 차있더라고.

고민하는게 좋다 안좋다 매번 그런 결론만을 냈지만

사실 고민하는 네가 그냥 뭔가 멋있었다 친구야.

내 친구는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는구나

그 과정이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직면하는구나 싶었어.

 

생각이 많은 네가 멋지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너를 응원해.

언제나 멋진 내친구 짱짱맨.

Posted by krystal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