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임신 시도 → 배란 유도제 자연임신 시도→시험관 아기 시술
결국 이 루트를 타게 되었다
임신 첫 시도로부터 한 10개월 정도 걸리고 나서야 시험관 아기 시술까지 왔다
그 10개월이 지나고 나서야 나팔관 한쪽이 막히고 다른쪽도 상황이 좋지 않아서 자연 임신이 좀 힘들다는 진단도 나왔다
시험관 시술 정말 하고 싶지 않았다
종교 베이스적인 인간에게 생명을 좌지우지 한다는것, 운명을 비틀려고 하는것이 미치도록 거부감 느껴졌다
주사 공포증은 뭐 말할것도 없겠지...
근데 나팔관 조영술 결과를 들고 엄마에게 위로 받으러 갔을때 엄마는 위로가 아니라 내게 미안해 했다
엄마가 어릴때 나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서, 적절한 케어가 없었어서 여자로서 힘들게 되었다며 날 불쌍하게 봤다
그리고 나서는 나를 혼냈다. 왜 시험관 시술을 하지 않냐며
방법이 있는데 안하는게 바보같다면서 시간이 더 가기전에 시험관을 진행하라고 눈물 쏙 빠지게 혼났다
남편은 시험관만은 피하자며 좀 생각해보자 했지만, 우리 엄마한테 둘이서 정신교육을 받고 정신 차리니까
시험관 동의서에 싸인하고 있더라..
역시 우리엄마.. 비혼주의자 딸 결혼시키더니 딩크 부부 시험관까지 하게 한다. 대단한 사람임
-
사실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내가 아기를 낳고싶은건지 잘 키울 수 있는건지 생명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인건지..
비혼 주의자라 외치던 내가 주변에 휩쓸리듯 결혼하고 그 결혼을 스스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까지 3년이나 걸렸는데
딩크로 살자고 말하던 내가 또 휩쓸리듯 임신 준비를 하고있는 이 상황이 너무 아이러니하다 (노답임)
엄마 아빠, 남편, 시아버지 모두 내게 출산 하라고 하는데 그냥 견딜수 없어서 도피하는것같기도 하다
좋게좋게..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 아이를 가지려고 하는데 머리 한구석에서는 너무 혼란스럽다
내가 낳고 길러야하는데 내가 그게 싫은데... 이게 맞는것일까?
주변인들이 아이를 낳고 살아서,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가 있어야 하니까, 부모님이 너무 손주를 원해서, 시가가 지원해준다니까, 배우자가 설득하니까, 의사가 권고하니까, 평범한 가정주부가 되려면 아기가 필요하니까, 경제적으로 여유로우니까...이유들이 하나같이 다 별로다.
만약 내 친구가 이런 이유를 들면서 아기를 낳는다고 하면 정말 뜯어 말릴거다. 미친거냐고...
근데 내 얘기가 되니까 저 이유들이 정말 하나하나 중요해지고, 나의 페르소나 중 하나가 부인이 되면서 배우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게 되었다.
그래서 일단 시작해본다. 하는데까지는 해보고 아니면 내 운명이 아니었던 걸로 하려고 한다.
아기가 나한테 오면 엄마가 될 운명이었던 거고, 아니면 아니었던 걸로. 어차피 내게 주어진 시간이 길진 않으니까.
'오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문득 떠오른 생각들 (0) | 2026.02.27 |
|---|---|
| 다이나믹 일상 (0) | 2025.11.12 |
| 나이가 뭐가 중요 환갑? (0) | 2023.09.08 |
| 며느리 도리 (0) | 2023.07.12 |
| 어스름에 몸을 뉘이고 눈물을 닦으며 (1) | 2023.05.1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