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2021. 8. 2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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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서 죽어버리고 싶다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한 순간
나조차도 내가 내뱉은 말에 놀라서

조용하고 적막한 가운데
가만히 누워서 다시 내뱉은 말
죽고싶다 죽어버리고 싶다
혀를 굴려 소리를 짓이겨서
다시한번
죽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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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결혼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고
사람사이의 관계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임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결혼을 선택했기에
다른 누구도 아닌 내 결정이기에
감정을 꾹꾹 누르고 마음을 꽁꽁 싸매고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꾸욱 압축시켜서
마음 속 한 깊은 곳에 아무도 모르게 구덩이를 파서
묻어놓았다

그러나 이따금씩 발작처럼 찾아오는
회의감과 공허함은 마른 가슴에
흐느낌만을 남기고 떠나고
결국 내게 선택지는 하나라고
내가 구원 받을 수 있는 방법은 그 것뿐이라고
어서 손을 뻗어 그 것을 쟁취하라고
속마음 깊은 곳에서 나를 종용하는 것이다


Posted by krystal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