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2023. 7. 12. 18:30

-한국에서 며느리는 며느리 도리라는걸 안하면 썅년이다.

 ㄴ'사위도리' 나는 이 단어를 들어본적도 없다.

-며느리 도리라는것은 그냥 시부모를 떠받드는 종처럼 지내라는 뜻이다.

  ㄴ어디 성리학 유교 배우던 조선시대 사상으로 조금 풀어주는 부분 있으면 깨어있는 시부모인줄 앎

-한국 사회에서 결혼이라는걸 한다는건 당신이 동의하지 않았더라도 고릿적 유교 결혼 문화에 종속한다는 의미이다.

  ㄴ요즘 시대에~ ? 라고 대답 했을때 대부분의 남자들은 아직 한국에서 결혼한다는건! 이라고 서두를 꺼낸다.

  ㄴ결혼 전 분명 합의한적도 없고 결혼 후 제대로 논의해보려 하지만 그들은 결혼했다는것 자체가 유교 가치관적 결혼 문화에 "동의" 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ㄴ시대가 달라졌다는 말을 하면 그렇게 아니꼬우면 네 며느리한테 안그러면 된다고 한다. 다음 세대가 바꾸면 된다고.

-분명 비슷한 나잇대로 결혼 했으니 상대방 부모와 내 부모의 연령대가 비슷하지만 우리엄빠는 신세대고 본인 엄빠는 옛날분들이시다.

  ㄴ누가 들으면 뭐 한 2-30년 나이차이 나는 듯이 말한다. 우리 엄마/아빠는 옛날 사람이라서 그래~. 자기 부모님 때는 그럴수 있어도 우리 부모님 때엔 그게 당연했던거야.

-며느리는 잘하면 당연한거고 못하면 아주 잡도리 해야하는 사람이다.

  ㄴ사위는 친가까지 운전만 해줘도 피곤하고 고생한 사람이다.

-남편의 잘못은 아내의 잘못이고 아내의 잘못은 아내가 못난 탓이다.

 ㄴ남편이 잘못하면 내조를 어떻게 했길래 / 네가 나서서 고쳤어야지 / 단도리 못한 네 잘못이되고 아내가 잘못하면 그저 못난년이다. 덤으로 못난년 거둬줬으니 남편을 하늘같이 모시고 살라고 한다.

-아내는 살이 찌면 온갖 욕을 듣고 바람마저 정당해지지만, 남편이 살이 찌면 보기 좋고 풍채 있는 사람이 된다.

 ㄴ살찐 아내를 두고 남편은 외도를 안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사람 취급 받지만, 살찐 남편은 남편 관리 못하는 아내의 치부거리가 된다.

-아내의 흉은 자연스럽고 별 생각 없이 이루어지지만 남편의 흉은 남자 기가 죽기때문에 하면 안된다.

 ㄴ며느리의 흉은 대놓고 꼽주고 숨쉬듯이 지나가듯이 해도 어쩌겠어 니가 참아야지 하지만 사위 흉을 봤다면 남편 기가 죽어 같이 못산다고 해도 다들 인정해준다.

 

-

도대체 며느리 도리라는것은 무엇인가.

*주에 몇 번 시가에 방문하기

*가사일을 도맡아하기

*어른들에게 네네 하기

*언제나 웃어야하며 방청객 모드여야하기

*안부인사 꼬박꼬박하기

 

-

나는 결혼하고 일주일에 최소 2번, 정말 무슨일이 있을때면 일주일에 한번

꼬박꼬박 시가에 방문했다. 단 1시간을 볼지라도 정기적으로 시가에 방문했으며

심할땐 일주일중 3-4일, 자고 오기도 했다. 이유는 그냥 아버님이 혼자있기 싫다 하셔서.

우리에게 신혼은 없었다.

매주 꼬박꼬박 주에 한번은 시간을 비워 시가에 가야했고, 이것은 내가 일을 하며 야근을 할 때도

아파서 수술을 했을 때에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변함없이 지켜진 스케쥴이었다.

반면 우리 친정에는 명절 당일 밤.. 아니면 가끔 생일때 시간이 맞으면 갔고, 어버이날이니 새해니 크리스마스니 이런 날엔 늘 시가에 있었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불평등이었지만, 그들에게는 평등이었다.

나는 며느리고, 여자니까.

대한민국에서 며느리는 명절날이나 되어야 친정에 갈 수 있고, 그것도 당일 저녁에나 출발하는.. 명절 오후 2시에 출발하면

아주 썅년이 된다.

그래도 이게 며느리 도리라니까 참았다.

며느리 도리라니까.

도대체 그게 뭐길래 이렇게 사람을 노예처럼 부리는 마법의 단어가 된걸까.

 

-

똑같은 부모인데 신부의 부모는 신랑의 눈치를 보며 백년 손님이라고 한다

신랑의 부모는 신부에게 우리 아들 밥 잘챙기고 며느리 도리를 하라고 한다.

이 불평등을 보고도 어찌 아무 생각 안 할 수 있단말인가

 

세상이 많이 좋아져 여자도 사회생활을 한다고 한다.

내가 봤을때는 그냥 노예의 일이 더 늘어난 것 뿐이다.

집안일 가족 뒤치닥거리에 돈 버는일이 하나 더 늘어난거다.

결혼한 여자는 이 모든걸 완벽하게 해내야한다.

모두의 기대 속에 현명하고 정숙하며 지혜로운 며느리이자 아내가 돼야한다.

남편?

남편은 손찌검만 안해도 괜찮은 남자가 된다.

돈? 아내가 벌면되지 요즘세상에 남자만 돈버나?

다만 남편은 기죽이면 안되고 밥과 섹스를 바쳐야하고

시부모를 공경하고 봉양해야 하는건 당연한 의무다.

 

그런데 왜 이런 부조리를 눈 앞에서 목격하고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가

그것또한 이 세상의 약자 여성으로서 사는 슬픔이겠지

 

나는 아내, 며느리로서 최선을 다하지만

그들은 항상 내게 배려해줬다 말하고

나를 성에 차지 않는다 말한다.

 

2023년에 가계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집안일의 60% 이상을 처리하며

매주 한번 이상 시부모를 만나러가며

회사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도

살은 찌면 안되는...

그런 아내이자 며느리로 살고 있다.

 

탈혼이 왜 지능순이라는건지 깨닫고 있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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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