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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름,
너와 발을 맞추던 나를 생각한다.
여름치고는 바람이 선선하게 불었고
노을이 유난히도 아름다웠던 그 날.
우리는 서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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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많아야 노을이 예쁘다고 너는 말했다.
우리의 사랑도 구름이 많아서 아름다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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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잡은 두 손은, 깍지를 낀 두 손은,
내게 온화한 기분을 느끼게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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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을을 보는데,
어째서 이다지도 슬픈 기분이 드는거지?
정답은 별 거 없었다.
아름다움 속에는 언제나 슬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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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르는 듯 한 노을의 불길에 시선을 빼앗긴 우리는
언어의 온도조차 느끼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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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던 눈빛과 서로를 향한 손길은 갈 곳을 잃고,
그저 눈 앞의 풍경에 할 말을 잃었던 그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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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놀이 진 이 밤, 이 어둠.
함부로 애틋하게 너를 끌어안으며 입맞추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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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 밤,
그 각자의 밤에 서로에게 기대어 서로다른 생각을 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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