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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재단에서 진행하는 오르간 프로젝트 공연
연 3회정도 시리즈로 기획되어 벌써 몇년째 진행되고 있다.
나는 최근 오르간 소리에 관심이 생겨 오르간이 들어간 공연이 있나 서칭중에 우연히 발견,
예매하였다. 좌석은 B구역 7열 1-2번 좌석으로 시야는 아주 좋았다.
실제 시야는 저 위에 찍은 사진에서 줌을 조금 더 한 정도의 시야고
자리에 편안히 앉았을 때 성악가의 표정, 악기 연주자의 몸짓이나 표정까지 볼 수 있는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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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파이프 오르간에 대한 경험은 그리 길지 않은데,
오르간에 대한 첫번째 경험은 이탈리아에서였다.
피렌체의 주말에 한 성당에서 어린 친구가 오르간 연주를 하는걸 가까이서 본 적이 있다.
그때는 벽에 붙은 큰 오르간이었고 (롯콘에 있는것은 전자오르간이다)
아주 웅장하면서도 뭔가 벽에 버튼이 많았고...(?) 몸을 아주 격정적으로 움직이며 연주해서
주일 미사의 분위기와 성당의 아름다운 흥취 그리고 미소년의 오르간연주...까지
눈과 귀가 모두 즐거웠던 경험이 있었다.
다만 그때의 오르간의 기억은 깊이가 있고 웅장하며 떨림을 준다기보다는
주말 오전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부서지는 빛과 미사 끝난 후의 약간 도란거리는 목소리들이 섞이고
아름다운 주선율을 가진 가볍고 부드러운 오르간이었던것 같다.
두번째 오르간과의 만남은 나의 결혼식 때 였다.
나의 입장과 퇴장, 축가등에 오르간 연주가 쓰였지만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잘 기억이 안나고
그저 웅장하고 깊이가 있었다는것만 기억한다... ...
다만 천고가 높았던 호텔의 분위기와, 오르간의 하모니가 아주 잘맞아서
마치 성당에서 듣는것처럼 에코가 있었다.
세번째 만남이 이번 오르간 오딧세이이고, 이렇게 정식 청중이 되어서
주의깊게 소리를 듣는것은 처음이었다.
실제 오르간 소리를 듣기 전 나의 파이프 오르간에 대한 느낌은
그저 웅장하고 무거운 소리를 내는 풍금(?) 정도였다.
약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리와 느리고 무거운 느낌?
그러나 실제 오르간의 소리는 내가 생각한것보다 아주 다양한 감상을 주었는데
아주 여리고 고운소리부터 내가 과연 소리를 모두 듣고있는건가 싶은 매우 낮은 소리,
트럼펫의 소리, 클라리넷의 소리, 플루트 소리... ...등등
과연 오르간소리를 내가 정의할 수 있을것인가 싶게 만드는
다양하고 풍부한 소리들이 났다. 흥미로웠고 귀가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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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즉흥연주란 재즈에 국한된 것이었는데, 오르간으로 즉흥연주를 하는 연주자님을 보니
오르간과 즉흥연주도 잘 어울리는구나 싶었다.
특별히 크리스마스라고 즉석에서 신청곡을 받아 캐롤을 믹스해서 들려주셨는데
오르간 주제에(?) 요정같은 소리로 연말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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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가이드님이 오르간 내부까지 들어가 오르간 내부를 실제로 구경시켜주셔서
작동법과 원리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되었다.
나무와 금관 파이프에 따라 소리가 어떻게 다르게 나는지, 파이프의 크기와 음의 상관관계
오르간 연주의 원리, 고전 오르간과 신식 전자 오르간등을 아주 쉽고 재밌게 설명해주셨다.
파이프와 공기를 통한 작동원리는 아주 클래시컬하면서도 전기 신호로 스위칭하는 메인 오르간 기기를 보면
이보다 더 현대적인 악기는 없는것 같기도 하고.. 아주 묘한 감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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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바흐 - 코랄 프렐류드 '달콤한 기쁨 속에' ★
뒤프레 - '참 반가운 신도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캐롤 즉흥 연주
헨델 - 오라토리오 <메시아> 중 '내 백성을 위로하라, 모든 골짜기 높아지리라' ★
하예스 - 영화 <나홀로 집에> 중 '기억 속 어딘가'
아당 - '오 거룩한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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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가이드이자 테너로 활동중이신 성악가 김세일님의 목소리가 아주 예술적이었고
말씀을 너무 잘하셔서 80분을 지루하지 않게 보냈다.
다음번에 다른 시리즈의 오르간 오딧세이 예매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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