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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억지로 나간 것부터 시작하여
모든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지금 혼자이고 싶은데
왜 혼자인 여자를 안쓰러워하는걸까
연애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데
자꾸만 새로운 사람으로 잊으라고 한다
고작 두어 달이 지났을 뿐인데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라며 나를 떠밀고는
제멋대로 군다 짜증나게 열받게 화나게
몇 시간을 멍하니 보냈다
낯선 남자의 다정함은 그저 누군가를 떠올리게 할 뿐이었다 정작 그 누군가는 그리 다정하지 않았음에도
갈 길 잃은 눈동자는 한참을 헤매고
비싼 레스토랑에서 먹은 스테이크는 체해서
집에 오자마자 다 토해냈다
낯선 남자의 큰 키와 마디 굵은 손
쉬는 날엔 기타를 친다는 것
접영을 잘 한다는 것
단편적인 기억은 너와 오버랩되는 이야기들 뿐
나는 어쩌면 이리도 구질구질한가
나는 영영 이별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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