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하는 첫 생일.
작년에는 떨어져서 같이 하지 못했었는데
올해는 꼭 같이 생일 맞이하자던 내 부탁을 넌 들어주었다.
웃으며 사랑한다고 말했다.
온 마음을 담아 말해주었다.
네게 닿을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 순간 진심으로 행복했다.
내가 태어나 수십번 지나간 날 중 하루였을 뿐인데도,
정말 내가 태어난 날이 그렇게 즐거웠던 적은 처음이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카페의 케이크로 너와 작은 파티를 하고 선물을 받고 사랑을 속삭이고...
불안하지 않은 행복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너는 선물로 브랜드의 지갑을 사주었지.
분명 학생이라 주머니사정이 넉넉하지 못했을텐데
마음이 기특했다.
브랜드에 어두운 너는 내 루이비통 지갑을 그냥 낡은 지갑이라고만 알고있어서 귀여웠다. 내 방 책상위에 아이패드 받침으로나 쓰고 있는 가장 싼 브랜드 지갑이 20만원쯤 한다면 너는 허탈하게 웃을까?
사실 지갑은 그 애가 선물해준 것보다 수 배는 비싸고 포장 뜯지도 않은 것들을 두어 개 가지고 있지만 오늘부로 내 지갑은 노랑이다.
네가 이 지갑을 고르기까지 얼마나 고민하고 망설였을지 알기에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 네가 나를 생각하며 골라준 선물이니까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조심 다루며 오래토록 쓰고싶다.
(내가 사준 선물들을 자주 잃어버리는 너라서 내가 그 속상함을 잘 안다)
내년 내 생일도 너와 함께 할 수 있을까.
그 다음 년도는, 또 그 후년은...
평생 내 생일은 너와 함께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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