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2018. 7. 10.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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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나는 너가 너무
네 모든게 좋아서 너무 무서워
원래 이런 사람이 있는걸까
연애를 못 해본 것도 아니고
길게 만나본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더 좋은 조건의 남자가 없는것도 아니고
근데 왜 나는 너만 좋을까
네가 내 처음을 가져가서 이러는걸까
적은 시간을 만난 것도 아니고
네 바닥과 마주보기도 하고
내게 가장 깊은 상처를 입히기까지 한 너를

나는 왜 네가 이렇게 사랑스럽지
왜 내 사랑은 끝나지 않는 거지
나는 평생을 처음처럼 아니 처음보다 더
한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
너를 만나는 것에 내 인생의 모든 행운을 썼대도 놀라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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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고2018. 7. 1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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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사막
천문대
구름과 하늘
보현산자락
굽이치듯 흐르는 능선
분수계

행성
수묵화
지구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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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천문학자가 되어도 좋았을 것이다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7. 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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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lin'
너를 생각해
너의 짧아진 뒷 머리와 가로로 3센치쯤 그어진 스크레치를 생각해
오른쪽 어깨에 있는 옅은 반점을
목에서부터 허리를 지나 엉덩이까지 길게 이어진 척추뼈의 모양을
왼쪽 갈비뼈의 손톱만한 수술자국을
개구리처럼 통통한 손 끝과 단단하게 인이 박힌 손바닥을
티눈이 잘 나는 발바닥의 어느 지점을
살짝 벌어진 입과 그 사이로 툭 보이는 앞니를
제멋대로 뻗친 숱 많은 까만 머리칼을
울면서 웃으면 입을 앙다물고
진짜 신이나서 웃으면 보조개와 송곳니가 보이지
나는 쉴 새 없이 너를 떠올려
너의 작은 부분 부분들이 나에게 기쁨을 줘

지루한 하루의 어느 지점에서
너를 떠올리기만 한다면 그 곳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이 넘치는 곳이 돼
반대로 네가 짜증나게 굴거나 내게 차갑게 대할 때
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사람이 돼

누가 이런 기분을 알게한걸까
어쩌면 모르고 살 수 있는 감정들을
왜 알게한걸까

숨이 막히고 아득하게 잠기는 이 감정을
사랑이라 부르기에 지독하고
슬픔이라 부르기엔 행복한
무어라 이름붙일 수 없는 이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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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6. 28. 02:40
걔는 늘 내게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나에게 생각보다 더 큰 조울(혹은 우울)증이 있으며
그렇게 가벼이 여겨서는 안된다는 얘기를 해줬다
그 때는 내가 병원을 다닌다는게 사치라고 생각했다
그저 누구나 겪는 현대인의 우울일 거라 생각했다

나는 평범하게 자랐지만 평탄하게 자라지 못했으므로 생각보다 많은 트라우마와
각종 정신적 문제가 있음을 알고있다
늘 어디론가 뛰어내리고 싶었다
높은곳에 올라가면 떨어질까 무서운게 아니라
떨어지고 싶은 충동을 참는게 힘들었다
달리는 지하철 혹은 큰 차를 온 몸으로 부딪치고 날아올랐다가 떨어지는 환상
높은 창문틀에 걸터앉아 다리를 달랑이고 싶은 나를 막아주었던건 흔들어도 부러질 기미도 안 보였던 쇠 난간과 모기를 다 통과시키는 모기장이었다

내 상태를 알고 있다
확실히 나는 위태롭고 숨이 막힌다
나는 하루를 살아가는게 버겁다
모든 것이 나를 짓누른다
상처입힌다
가장 가까운 가족 애인 친구 동료
모두 그저 타인일 뿐이다
나쁜생각을 할 때마다 위로를 전해주던 그 목소리
이제 그 목소리가 생각이 안 나

나는 점점 굴 속으로 들어가고
마음 속에 작은 상자를 만들어
그 안에 슬픔을 꾹꾹 밀어넣는다
슬픔을 죽일 때 말그대로 싸르르하게 속이 아프지만
그래도 꽉꽉 밀어넣는다 그 상자에 온 갖 슬픔을
그리고 마음 속 깊은 곳에 구덩이를 파고 묻는다
다시는 열어보지 않을 것이다
기억 속에서도 없앨 것이다
그래야만 내가 살 수 있다
오늘도 살아 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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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6. 2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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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내려 꽂히는 샤로수길
그늘 한 점 바람 하나 없는 한 낮의 번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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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한 다정이와 정많은 정원이
우리 지난 인연이 벌써 이리 흘렀던가
마지막 조우 이후 벌써 이 년
앳되던 그 아이들은 다 어디로 사라지고
성숙한 어른들이 내 앞에 있나

-
결혼이야기 직장이야기 재테크이야기
나는 언제부터 이런 얘기에 무감해졌는가
시시하다 생각했던 주제가 언제부터 안부인사가 되었는가
영화 음악 책 그림 사진
우리에겐 저게 전부이던 시절이 있었다
영화가 좋아 밤을 새고
음악이 좋아 앨범을 모으고
책이 좋아 잔디밭에 누워 책을 읽고
그림과 사진이 좋아 수업을 땡땡이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때가 그립다
물론 그 열정 흔적없이 사라진게 아니라
모양이 조금 바뀌었을뿐 그대로라는 것도 안다
단지 표현해낼 힘이 없어 아쉽다

-
2년의 기다림 5시간의 만남
짧지만 강렬했던
어린 어른들의 시간

또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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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느끼고2018. 6. 2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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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지긋한 단원들이 하나 둘 입장하고
이어지는 콘서트마스터의 음 조율
잠깐의 정적
작지만 강렬한 느낌의 지휘자가 등장하고
마법처럼 이어지는 베토벤의 피델리오 서곡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 A 마이너
터치가 강렬했던 피아니스트 베아트리체 라나와의 협연
그 뒤 이어지는 브람스의 교향곡

나는 브람스를 듣기위해 이 공연장에 있었다보다
베토벤의 그림자 아래 벗어날 수 없었다는 것을 거대한 거인이 쫓아오는 것 같았다고 표현하는 브람스 말을 알 것 같았다
쿵쿵대는 팀파니가 거인의 발자국 소리처럼 들렸다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음표들
1 바이올린의 리드아래 춤추는 멜로디

숨막히게 아름다웠던 소리들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6. 23. 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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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에게 어떤 존재일까
단순히 몇 년 만난 애인이라는 껍데기가 아니라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네 사랑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가끔은 너무도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망망대해에 나 혼자 떠있는 기분
내가 모르는 너의 일상과 나
영양가 없는 스몰톡 조금
아니면 싸우기 일쑤
불안해하는 나와 회피하는 너
내가 알고 있는 네가 정말 너인지 모르겠다

문득 우리가 하고있는게 결혼생활과 다른게 무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에 눈 떠 입맞추고 출근하고 밤에 손 잡고 눈을 감는 하루의 연속
이런게 결혼일테지
그러나 너는 우리의 관계에 미래를 말하지 않는다

네가 궁금해
네 일상 커리어 인간관계 꿈 생각 미래
너에 대해 알고 싶어

물어봐도 대답 없는 너를 보며
점점 메말라가는 나를 견디기 힘들어
너랑 애처럼 연애하려고 만나는 거 아닌데

나는 조금 깊은 관여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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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6. 2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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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바보같지만
나는 신을 믿어
아주 작은 일조차 우연일 리 없음을
아무도 없지만 난 가끔 기도해

네가 아이처럼 웃을 때
곤히 잠든 모습을 볼 때

난 누군가에 감사해

우린 만신창이처럼 비틀대도 서로 앞에
찾아왔네
아름다운 너의 안
겨우 여기 다다랐네
아름다운 너의 안

-
거친 나 머물곳을 찾았네

너의 품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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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6. 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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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약을 장기 복용 중이다
부정출혈을 13일째 하고 있다
매일 밑으로 피를 한바가지씩 흘린다
이렇게 피가 빠져나가는데 쓰러지지 않는게 신기하다
생리통 때문에 배가 찢어질 듯 아프다
허리부터 골반까지 이어지는 통증으로 앉거나 서 있을 때 누웠을 때 온 몸이 꼬인다
당연히 일상생활 불가이니 진통제를 하루에 서너알 먹는다 십 삼 일 째
머리가 띵하고 쿡쿡 쑤신다
계속 감정이 컨트롤 되지 않는다
갑자기 눈물이 죽죽나다가
숨이 찰때까지 웃음이 난다
극도의 우울함과 이상한 불안감으로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먹어도 뭘 먹은 것 같지 않다
모든게 거슬리고 짜증이 난다
외롭다가 무기력해졌다가

종국에는 내가 무슨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게 돼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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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해서 죽을 거 같은게 이런거구나  (0) 2018.05.13
Posted by krystal92
보고 듣고 느끼고2018. 6. 2.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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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그대가 나에게 왔고 
나는 갑자기 무대 위로 끌어 올려졌어요 
그대를 만나기 전에 무엇을 사랑했는지 
생각나지 않아요 
그리고 여전히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고 
아직 믿고 있는 걸 
하지만 영원히 자신을 속일 수는 없으니 
이제 돌아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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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병 같은 사람를 봐요
스스로가 콜크마개로 꽉 닫혀진 병이고
그 안에 차곡차곡 슬픔의 눈물이 쌓여
자꾸만 심연으로 가라앉아버리고 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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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울기위해서 이유를 찾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의도적으로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곡을 쓸 때가 있어요
내 노래를 듣고 당신이 울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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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헌신에 관한 노래입니다
음악가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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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어도 되니 오늘 
너의 앞에서
줄곧 숨기고만 싶어 했던
나약한 내 모습까지도
받아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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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대신해서 노래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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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아채기도 전에
당신은 음악으로 나를 어루만져줍니다

나는 사실 내가 슬픈지도 모르는 머저리였고
당신이 내 대신 부르는 멜로디에, 뱉어내는 의미에 그제서야 눈물 흘립니다

I am naked for you
Posted by krystal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