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2021. 8. 2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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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서 죽어버리고 싶다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한 순간
나조차도 내가 내뱉은 말에 놀라서

조용하고 적막한 가운데
가만히 누워서 다시 내뱉은 말
죽고싶다 죽어버리고 싶다
혀를 굴려 소리를 짓이겨서
다시한번
죽고싶다

-
나는 결혼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고
사람사이의 관계에 스트레스 받는 사람임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결혼을 선택했기에
다른 누구도 아닌 내 결정이기에
감정을 꾹꾹 누르고 마음을 꽁꽁 싸매고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꾸욱 압축시켜서
마음 속 한 깊은 곳에 아무도 모르게 구덩이를 파서
묻어놓았다

그러나 이따금씩 발작처럼 찾아오는
회의감과 공허함은 마른 가슴에
흐느낌만을 남기고 떠나고
결국 내게 선택지는 하나라고
내가 구원 받을 수 있는 방법은 그 것뿐이라고
어서 손을 뻗어 그 것을 쟁취하라고
속마음 깊은 곳에서 나를 종용하는 것이다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1. 8. 21.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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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내게 스치듯 물어보았다.
내 인생을 책으로 쓴다면 가장 첫 문장은 무어라 쓸 것이냐고.

나는 그자리에선 하하 웃으며 마션을 빗대어
I'm pretty much fucked 라고 시작할 것이라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차안에서 문득 다시 이 질문이 떠올랐다.
나는 나의 책에 첫 문장으로 어떤 말을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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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한 이유로 행복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부끄럼 많은 생애를 보냈습니다?
콜 미 이스마엘?

흠 적어도 어느날 아침 그레고르 잠자가 악몽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의 침대에서 엄청나게 큰 한마리의 갑충으로 변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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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생의 의미를 찾기 위한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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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는 조금 소심하였으나 천성이 나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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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푸른 밤하늘과 차 지나다니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새벽 세시는 내가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1. 8. 2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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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울증은 때때로 사람을 정말 숨막히게 만든다.
그 피해자는 내 가족이기도 내 친구이기도 혹은 내 스스로이기도 하다.
오늘처럼 늦은 밤 잠 못 이루게 만드는 불안감과 우울함 그리고 가벼운 패닉은 내 자신이 온전히 나로 존재할 수 없게 만든다.
이대로 숨이 끊어져 다시는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의 발로는 그저 기분이 좋지 않은 이야기를 들어서이다.
심지어 그것은 나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잠 못 이루게 만들고 끝끝내 죽어야겠다는 결론을 내게된 것이다.
끊임없이 드는 자기파괴적인 생각을 멈추고자
이렇게 글을 써보지만 글쎄 이것이 도움이 되는지는 알 수 없다.
심장이 죄여오듯 아프다.
숨을 쉴 때 꾸우욱 하고 옥죈다.
아무런 전조증상 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심장이 뛰는 느낌에 집중하면 심장박동이 한번 들릴 때 마다 미미한 고통이 느껴진다.
한의학에서는 홧병이라고 하던데
내가 홧병을 얻을만한 일이 있었나싶네.
귓바퀴에서 고막이 물에 젖은듯 먹먹하다.
안 아픈 곳이 없지만 딱히 크게 아픈 곳도 없다.
이게 나를 우울하게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우울함이 나를 잡아먹어서 이렇게 된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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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분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인간이 인간답기 위해서는 무엇이 갖추어져야할까.
더 괜찮은 나, 발전하는 나는 도대체 무엇일까.
죽음보다 더 나은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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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홀몸이 아니라 내 목숨에 더 신중해야한다.
남편을 사랑한다. 그를 아프게 할 수 없다.

그럼 전신을 휘감는 무력감을 어떻게 다뤄야할까.
미칠것같은 우울함을 불안을 죽음 이외의 방법으로 해소할 수는 있는걸까.

항상 어려운 문제.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1. 5. 16.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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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그래
누구나 힘들면 도망갈 수 있는 거잖아.
왜 나는 이렇게 욕먹어야해?

누구나 다 이기적이고
자기만 생각하잖아
왜 나는 이렇게 힘들게 버텨야만해?

나는 상처를 준 사람이기도 하니까
그냥 다 참고 버티고 욕먹으면서 살아야하는건가

그냥 다 버리고 도망가면 안되는건가

너는 내게 도망의 자유도 허락하지 않았지

나는 그저 너에게 갑질하는 사람이지
네 아픔을 돌보려는 나에게 모진말만 뱉어냈지
나는 감내했다
내가 가해자니까

근데 나도 사람이잖아
나도 참을수 없을때가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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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1. 4. 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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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울한 사람이다

내가 우울한 사람이라고 깨닫게 된 것은 어느 블로그를 보다가였다.

그는 오랫동안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고 했다.

약을 먹으며 많이 호전되어 이제는 습관적으로 죽고싶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머리를 쾅 하고 치는 충격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매일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건가?

내게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

매일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나는 매일매일이 죽고싶었다.

습관적으로 죽고싶었다.

자려고 누우면 죽고싶었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때부터 죽고싶었다.

그러나 게으르고 무기력한 몸이 나를 죽음으로부터 구원해주었다.

 

막연하게 나의 인생의 끝은 자살일거라고 생각했다.

지난한 우울의 시기를 견디고 겨우 죽음의 충동으로부터 벗어났을 때도

순간 순간 물밀듯 밀려오는 악마의 유혹에 매번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죽지 않으려면 무기력해져야 했다.

생각을 단순화 해야했다.

잠을 오래 자고 사고의 회로를 끊어버렸다.

총명하다는 소리를 듣던 나는 어느새 내가 하고싶은 말도 입밖으로 못뱉는 말더듬이가 됐다.

 

그래도 죽고싶지는 않았다.

멍청해지고 무기력해졌지만 오늘 밤에 죽어야지, 내일 점심 때 죽어야지

무작정 안아프게 죽는 법은 뭘까 생각하던 날들이 사라졌다.

 

나는 이제 안 우울한 인간이 됐다고 생각했다.

이제 좀 정상인이 됐다.

서른살이 되고 나서야.

 

-

사건은 갑자기 시작됐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를 갉아먹는 일들이 일어났다.

분명 사건의 중심은 나인데, 나와 관련없이 일어나는 일들이었다.

손을 쓸 수 없었다.

그저 또 가만히, 우울해졌을 뿐이다.

 

-

생각을 단순화하고 차단해도 죽고싶어졌다.

옛날에는 게으르고 실행력이 없어 살아있었는데,

오늘은 힘이 솟아났다.

집에 가는길에 연탄을 사야지 마음을 먹었다.

그러다 깜짝 놀라 이러면 안되지 싶다가도

수면유도제를 많이 먹는게 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목을 매달려면 튼튼한 줄이 필요한데 우리집엔 줄이 없네

다이소에 들리면 살 수 있을까?

퇴근길에는 다이소를 가야겠다고.

 

-

내 인생은 시궁창에 처박혀있는것 같았다.

나보다 불쌍한 사람은 많지만 나는 내가 제일 불쌍하니까.

삶을 살아가는 것은 고통에 무뎌지는 것이고

나는 영원히 고통에 무뎌지지 않을 것 같았다.

세상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누군가는 별거 아닌 일들이 내게는 눈을 감을 일이었다.

 

-

나는 결혼을 앞두고있다.

사람들은 내게 행복해지라고 말한다.

그 덕담을 들으면서 죽고싶다고 생각했다.

계속 살아내야 하는 일들이 무섭다.

내가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두렵다.

죽음으로 도망치고 싶다.

모든게 평화롭고 안정적인 상태로 있는 방법은

그것 하나뿐인 느낌이 든다.

 

-

누군가 먼지 한 톨에 우울해진 마음은

햇빛 한 줌에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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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1. 3. 2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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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재택근무는 나를 살찌게 한다.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1. 3. 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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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가 결혼을 한다는게 실감이 안난다.
이쯤되면 나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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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에 벌써 가구와 가전이 다 찼다.
꾸미는 재미가 쏠쏠하다.
돈쓰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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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을 해서 어른이 되는걸까
아님 어른이 돼서 결혼을 하는걸까
그냥 이도 저도 아닌것 같은 기분인데
결혼을 함으로써 어른이 되고싶은것 같기도 하고...
이런 바보같은 생각은 여기서 그만해야지.
어차피 되돌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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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1. 1. 8. 10:28

어제는 눈이 정말 많이 왔다.

근 1년 반쯤 눈이 안오더니 해가 바뀌고 나자 눈이 펑펑 내렸다.

눈이 발목까지 쌓였다.

나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종종 걸음을 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집에 못가겠다는 내 말에

너는 시그니엘을 잡아줬다.

거기서 보는 야경은 끝내줬다.

아까까지만해도 눈때문에 짜증난다고 투정을 부렸는데

101층에서 바라보는 눈은 그저 하얗고 소복한 솜사탕 같아서 예쁘기만 했다.

 

바삭한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다가 야경을 바라보며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먹고

상을 치우지도 않고 다시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봤다.

밖에는 눈 쌓인 거리를 지나는 자동차 불빛이 반짝거렸다.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9. 22.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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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해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내 하루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내게 활력을 주는 황홀함이었으며
내 모든 감정의 원천이었다.

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인해
하루를 망치거나 하루를 성공했으며
기분 좋은 꿈을 꾸거나 눈물로 얼룩진 밤을 보냈다.

그것은 늘 나를 행복으로 이끌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랑을 원망하거나
도망치려고 하지 않았으며
감히 그것의 끝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 사랑이 결국 사라졌음에도
나는 그것을 그리워하고
때때로 내 안에서 작은 조각을 찾기도 했으며
마음 속 깊이, 아주 깊숙한 곳에 묻어놓은
그것의 잔향을 추억했다.

나는 그 사랑이 끝이 났을 때
내 인생에 다시금 불꽃이 지펴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년이 흐른 지금까지
몇번의 연애를 하고
그 애에게 했던 말처럼 타인과 몸을 섞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고요했다.

-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다.
좋은 사람인것 같다.
편안하고 안기고 싶은 사람.
눈길이 가는 사람이지만
여전히 내 마음은 조용하다.

죽을 것처럼 싸우고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다.
그만두고 싶은 관계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두사람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
안고 싶고 입 맞추고 싶은 남자.
살짝 주름진 눈가가 매력적인 사람.

-
그래, 사랑하게 되었다.
사랑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왜
즐겁지가 않아
기쁘지도 않다
간질간질하지도 않고
죽을만큼의 간절함도 없다.

오히려
온 몸을 감싸는 무력함 죄책감 우울함
나는 분명 사랑을 하는데
매일밤고요하다.
사무치는 외로움도 없고
한구석의 쓸쓸함도 없다.
그냥 담백하게 조용할뿐이다.

-
나는 고장나버린걸까?
그토록 중요했던 자존심 싸움도
절대 입밖에 내지 않았던 미안하다는 말도
모두 물 흐르듯 쉽다
모든 서러운 말들이 투정으로 들린다
너는 나로인해 울고 웃는데
나는 네가 힘들게하면
너를 버릴 생각을 먼저 해.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너를 버릴 생각을 해.
내가 망가지는게 싫어서
너를 버리는건데
이미 나는 망가져버린듯 해
무뎌진 마음은
누가 망가트린걸까?
소란한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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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보고 듣고 느끼고2020. 9. 19.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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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고양이;
스킴블샹스
맥개버티
럼텀터거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퍼포먼스가 인상적이었던 고양이;
제니 애니닷의 탭댄스
스킴블샹스의 기차
미스터 미스토펠리스의 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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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자벨라 메모리 부를 때 조금 울었다
Touch me it's so easy to leave me
눈물 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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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의 귀여움 폭발이었다

Posted by krystal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