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2020. 9. 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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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늘 비혼주의자라고 말하고 다녔다.

실제로 내가 결혼을 할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고,

결혼에 매우 회의적이었으니까.

 

나는 10년 째 본가와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살고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왔을때 깜깜한 집안과

토요일 늦은 오후 혼자 먹는 식사가 익숙하다는 소리다.

내가 이러한 적막함을 싫어하였느냐고 묻는다면

한치의 고민도 없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다.

 

나는 혼자 자는 침대의 빈공간을 사랑했고

누구의 간섭없이 온 집안을 울리는 노래소리에 춤을 추었고

주말마다 시켜먹는 매운 떡볶이에 행복함을 느꼈다.

그래

나는 혼자인게 편했다.

 

언젠가 한번

결혼이 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만의 꿈이었고.

그 이후 나는 결혼 생각을 접었다.

나는 나만의 편한 삶을 누리고 싶었으니까.

결혼으로인해 포기해야만 하는 것들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몇 년

연애는 했지만 결혼을 떠올린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나이가 차고

어느새 내 가장 친한 친구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를 스쳐지나기도 했다.

 

그리고

프로포즈를 받았다.

아주 조심스럽게 꺼내진 그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아 머리아파.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하고싶은걸까?

그와 계속 같이 있고싶다

그렇지만 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다.

내가 결혼 할 수 있을까?

나는 결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6. 2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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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마음은 왜 숨길 수가 없을까
아무말 없어도 다 보이는 표정처럼
네가 기다리는 말을 나는 알 것 같은데
나도 겁쟁이라 음음
나도 겁쟁이라 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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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잃어버린걸까
소란스러운 마음
식어버린 커피잔을 매만지며
무엇이 쏟아지는걸까
우리의 얄팍한 감정일까
망설이는 햇볕 아래에서

-
내가 너의 청혼에 대답할 수 없었던 이유는
나도 사실 잘 모르겠어
글쎄
너무 어려운 문제인걸
시간은 흘렀고
모든게 조금씩 변했지

버티는 마음은 왜 숨길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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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6. 1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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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딘 날에도
벌벌 떨먼서
그저 울고싶다
죽고싶다
해가 밝을 땐
웃지 못하면 죽고 싶었고
석양이 드리우면
그 벌건 불에 타버리고 싶었다
결국 눈앞도 보이지 않는 밤이 오면
그냥 고요히 숨을 참으며
그저
그저 지나가기를
모든것이 지나가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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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보고 듣고 느끼고2020. 5. 25.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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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작품이라고하면 달리의 늘어진 시계만 떠올리던 내가
르네 마그리트의 연인들을 본 이후 그 세계의 매력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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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보수적이고 창의성이라고는 요만큼도 없는 내게 그의 예술세계는 충격적이고 놀라웠다

그지 깽깽이같은(내 기준) 작품을 보면서도 그의 엄청난 창의성...에 대해서 생각했고

이걸 여기에? 왜? 라는 신선한 질문들로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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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끝물쯤인가 미스터리에 대한 르네 마그리트의 생각이 나와있는데,

"예술은 미스터리를 만들어낸다"

"...미스터리도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냥 알 수 없는 것이다"

이 부분을 보고 모든 의문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그냥 그의 작품은 미스터리로써 작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니 작품을 한결 수월하게, 재밌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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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인 [빛의 제국]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 음울하고 스산한 느낌이었다.

깜빡이는 가로등, 서늘한 바람, 텅 빈 거리, 적막의 냄새가 떠오르는.

 

언젠가 기리보이의 노래를 듣다가 ㅋㅋㅋㅋㅋㅋ

빛의 제국이 생각난 적이 있는데, 꽤나 잘 어울리겠다 싶어

만약 이 작품을 보러가면 꼭 이노래를 들으면서 봐야지, 생각한 적이 있다.

 

그리고

실천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빈집]을 들으면서 빛의 제국을 보니 진짜 찰떡이었는데,

애인은 스산한 느낌보다는 뭔가 따뜻한 느낌이 든다고 했다. (기리보이 노래랑도 안어울린다고 ㅋㅋㅋ...)

와 같은 작품을 두고 이렇게 상반된 감상을 가질 수도 있구나 싶었다.

한동안 서서 빛의 제국을 바라봤다.

여전히 우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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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연인들.

흰 천에 둘러쌓인 얼굴로 다정하게 키스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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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yday objects shriek aloud

 

 

 

 

 

-

주차장의 주차비용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소식을 듣고

근교 주차장을 이용했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할 것 같아 금요일 오전시간대(11시~) 방문했더니

한적하게 볼 수 있었다. (그래도 같은 섹션을 도는 팀이 서너팀 있었다.)

참여형 전시라서 그런지 미취학 아동들이 종종 보였다.

뛰어다니고 떠들고 그랬지만 그냥 이해했다.

생각보다 작품사이 간격이 좁다.

사람이 많으면 작품을 건성건성 보게 될 것 같다.

원화 전시도 아니고, 붓터치나 작품의 디테일을 보는 전시는 아니다.

그래서 약간 날림으로 보게 되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

마지막 즈음 영상으로 미디어 아트를 보여주는데 정말 끝내줬다.

40분동안 멍하니 앉아서 넋놓고 있었다.

미디어전시는 처음인데,,, 제 점수는요.. 3점 (5점 만점) 드립니다.

굿즈는.. 건질게 없다.

문화생활을 하면 포스터를 꼭 한장씩 사오는데, 이번엔 한장도 못샀다.

모두 품절이었기 때문^^..

연인들 굿즈 내주라구...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4. 24. 08:23

-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옛 기억들이 파도처럼 휩쓸어가려 한대도
나는 속절없이 무너지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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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헤어진 이후로
벌써 세번째 인연이 스쳤다

사실 너를 만났을 때처럼
설렘 가득하고
미칠것 같은 사랑을 느끼는건 아니지만
편안함과 안락함 그리고 안정됨을 느껴
이런것도 사랑이겠지
치열했던 감정은 아니지만
이런 사랑도 있는거겠지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3. 1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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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정해져있고
나는 대답만 해야하는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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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한 모든 것들을
바로 잡을수만 있다면
누구하나라도 덜 아프다면
나는 그렇게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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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내가 선배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선배 좋아했던거 같아요
다른 의미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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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나의 연인은 사랑스럽고

이제 막 시작한 우리는 행복해야 하는데

내가 한 거절이 신경쓰이고 미안해

절박한 선배 마음 단한번도 안받아주고

뿌리쳐내서 미안해 내까짓게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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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내가 좋아해요
남자로 좋아하는게 아니에요

그냥 멋진 성인으로 좋아해요

선배를 연인으로 잃고 싶지 않아요
내가 원했던건 이런게 아닌데

그냥 아빠 대신 든든한 가족같은 조언자가 필요했을 뿐인데

 

-
내 예쁜 연인은
내게만 사랑을 속삭일 것을 맹세했다
내 여린 연인은
불안에 떠는 연인은
우울한 눈동자에 슬픈 웃음을 짓는 내 연인은

-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누구도 몰랐던 그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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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3. 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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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미안하고
당신에게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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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으로 인해
홀로 일어설 수 있었어요

나는 당신이 늘 멋져
당신은 늘 빛이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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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당신
멋있는 당신

우리는 남이 되었지만
나의 기억 속에서 당신은
내 구원자로 기억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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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보고 듣고 느끼고2020. 2. 2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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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바다의 깊은 신음 소리가
저주를 부르고
검은 그림자들이
창문 틈으로 우리를 쳐다봐
문을 잠궈 다 도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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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지금 어디있든
멈출 수 없는 심장소리 들려와

-
레베카
나의 레베카
어서 돌아와 여기 맨덜리로

-
어떤 남자도 그녈 다 가질 순 없어
자유로운 영혼
영원한 생명
죽음을 몰라

그녈 굴복 시킬 순 없어 그 누구도
우리 곁에서 숨을 쉬어 난 느낄 수 있어
날 불러 자신을 되살리라고
영원한 생명
죽음을 몰라

-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결론:

막심은 맨덜리 저택과 함께 불타 죽는다
댄버스 부인은 살아남아 상속자로서 불 탄 맨덜리 저택을 재건축하고
그 안에서 레베카를 추억하며 살아간다
이히는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난다

-
레베카는 모두의 기억속에서
영원한 삶을 얻었네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2. 29. 16:39

 -
당신과 함께한 아침
풀이 스치우는 소리
기분 좋게 서늘한 바람
어디선가 지저귀는 새들
완벽한 식사
따뜻한 캐모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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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꽃이
져버린
그 때

-
우는지 웃는지 알 수 없는 그 표정
애매한 입가
떨리는 눈가

-
날 미워해
날 증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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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2. 28. 16:55

-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저 무섭고 두렵다
한낱 인간은 그저 슬픔에 떨다
공포에 질리는 수밖에

-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았다
꼭 껴안고 사랑한다고 전해주었다
이 때가 아니면 전할 수 없는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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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