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에 해당되는 글 158건

  1. 2016.06.20 도로위의 정글
  2. 2016.06.15 끝없는 미로를 헤매는 기분
  3. 2016.06.12 좋은 친구
  4. 2016.06.09 TAKE A DIVE
  5. 2016.06.08 글로 너를 찾는다
  6. 2016.06.05 예뻐지고 싶었다
  7. 2016.06.01 어느 퇴근길
  8. 2016.06.01 나와는 너무 먼 테크놀로지.
오늘 하루2016. 6. 20. 23:30

 

난생 처음으로 운전대를 잡고 도로 위에 섰다.
조수석에서 보던 안락하고 편안한 도로는 더이상 없었다.
물고 뜯기고, 도태되면 가차없이 내쳐진다.

뒤쳐지면 추월이 당연시되고 온갖 욕설과 곡예와 눈치싸움이 범벅된 도시의 정글.
도로주행이라고 써 붙여진 노란색 내 차는
해리포터에 나오는 투명망토라도 쓴 듯 무시를 당한다.
도로 위에 내가 존재하지 않는 기분.
사실 좀 기분이 좋기도 하다.
뭘하든 이해받을거란 기분이 들어서.


무튼,
나는 운전면허를 조금 더 일찍 땄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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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6. 6. 15. 10:41

-

끝나지 않는 미로 속을 어지러이 헤매고 있다.

 

출구가 어디에 있는지, 아니 출구가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암흑 속에서 나는 서있다.

 

서서히 침잠하는 감정들은 내게 방향을 아느냐 묻고는

고개를 젓는 나를 비웃으며 밑으로 밑으로 사라진다.

 

나 여기 서있으며 나아간다.

부디 끝을 알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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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6. 6. 12. 12:37


아무때나 약속을 잡아도 부담없이 볼 수 있는 그런 사람.
흔쾌히 나의 말을 들어주고 위로를 전하는 그런 사람.
내 슬픔에 공감하고 내 기쁨에 웃음을 짓는 그런 사람.

좋은 친구.

오래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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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6. 6. 9. 22:12


별 것도 아닌 일로 기분이 상하고 짜증이 난다.

나는 소심이 개복치이기때문에 쓸데없는 배려가 심한데, 이건 다 자기 방어에서부터 시작 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거절같은 부정적인 대답을 회피하고 싶어 최대한 배려로 포장한 확인을 받고싶어한다.
추가하자면 나의 착한아이 컴플렉스와 아아주 절묘하게 맞아들어 환상의 "괜찮아 콜라보"가 만들어진다.

예들 들면,
A 나랑 ㅇㅇㅇ갈래? 너 바쁘면 괜찮아
B 그래, (다른 이야기 하다가) 어 다음날에 스케쥴이...
A 다음날 너 피곤 할 거 같아. 난 다른사람 구해도 돼. 괜찮아.
B 아냐, 갈 수 있어. 버스가 몇 시에 있더라...
A 근데 너 나랑 놀고나서 버스타고 집에 가면 너무 늦는 거 아냐?

   집도 멀고 내일 일정도 있는데. 나 진짜 괜찮으니 다시 생각해 봐.

이런식의 대화 패턴이다.
물론 난 A고.
보통 이쯤하면 B는 "솔직히 말해. 나랑 가기 싫은거야?"라고 말한다.

속마음을 말하자면, 난 B가 너무너무너무 좋아서 꼭 얘와 어딘가를 가고싶은거다.
나는 너무 소심한 개복치이기 때문에 애초에 싫으면 제안을 안한다.
빈말이라도 안하는 것이다.
만약에 좋다고하면 어떡해. 싫은데.

문제는 내가 호감을 가졌기 때문에 B의 입장까지 생각해버리는 것이다.
내가 거절당해도 괜찮은 이유를 한 두 가지정도 만들어두고 정말 약속이 깨졌을 때 위안을 삼기도 한다.

져주는 것.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주는 것.
모두 좋다. 나쁜 건 아니잖아.
근데 나는 이 빈도와 강도가 심하다는 거지.
한 번 상대방이 yes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듭 확인을 받고 싶은 것이다.
이래도 나랑 ㅇㅇㅇ갈거야?
이런 상황인데도 나랑 만날거야?
너가 힘들어도 볼 수 있어?
이런 확인.

이럴 때 솔루션은 별 거 없다.
"맞괜찮아" 작전
무조오오오건 B도 괜찮다고 하는 것이다.
~~~해도 돼. 난 괜찮아 라고 내가 말했을 때
아냐 ~~~안 할거야 나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몇 번의 핑퐁 후에는 내가 수긍 할 것이다.
답정너이기 때문에.

"내가 더" 작전
위의 것과 조금 비슷한데, 이번에는 조금 강하게 나가는 것이다.
내가 우물쭈물 괜히 미안해하고 있으면,
나 ㅇㅇㅇ갈거야. 가고싶어. 내일 일정 소화할 수 있고 버스 늦게타는게 별로면

택시타고 집에 가면 돼.라고 말해주면 된다.

내가 맘에 걸린 부분들을 콕 집어 얘기해주는 것이다.
"괜찮아"가 아닌 "내가 이렇게 하고싶어서 한다!"의 기운을 팍팍 풍겨주는 게 포인트!

이런 고답이 나의 성격을 고치려고 많이 노력해봤지만... ... 결과는 2n년째 제자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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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6. 6. 8. 22:48

번쯤은 텅 빈 우편함을 괜시리 뒤적여 본 적이 모두들 있을 것이다.
어느날 퇴근하고 들어오는 길, 우편함에 꽂혀있는 누군가의 편지만큼 놀라고 설레는 일이 있을까?
카톡과 전화,이메일이 일상인 우리에게
우표가 붙여져있는, 누군가가 손으로 쓴 편지-무튼 아날로그적인 무언가-는 기묘한 울림을 느끼게 한다.

나는 편지를 보내는 취미가 있다.
쓰는 글씨지만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눌러 쓴 그런 편지. 내 마음의 한 조각을 담은 편지.

사실 내용은 별 거 없다.

구구절절 이야기를 써내려가기도 하고 그냥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소소하게 나열하기도 한다.
아무말대잔치를 하기도 하고!
 편지를 쓰다보면 또 감상에 젖어 혼자 편지지 위의 음유시인이 되어보는 재미도 있다.
엽서는 생각보다 작아서 딱 안부를 묻는 정도의 내용을 적는다.

좋은 엽서를 발견했을 때-의외로 엽서가 많이 생긴다 예를 들면, 인화한 사진 뒷 면-는 그 날 카드를 보내고,
조금 긴 편지는 몇 개월 쯤 묵혔다 보내주기도 한다.
우체국에 들러 우표를 붙이고 편지를 부치는 순간은 가장 짜릿하고 늘 새롭다. 두근두근.
우체부 기사님들이 내 편지들을 그네들에게 전해준다는 생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내 마음까지 함께 전해 주는 것만 같아서.

나는 편지를 예고하고 보내지 않기 때문에 주소는 미리미리 받아놓거나,
친구들이 자주 이용하는 쇼핑몰에 아이디를 빌려달라고 한 뒤

개인정보를 빼는 스토킹 식으로 주소를 수집한다.
알고 받는 편지도 좋지만 예기치 않은 이벤트가 훨씬 기분 좋은 법이니까.
그래서 가끔 미션 임파서블을 찍기도 한다.
이리저리 주소 수집 스토킹을 하기위해 온갖 잔머리를 굴리는 것이다-혼자 엄청나게 진지함-.
이렇게 쓸 데 없는 짓을 해 주소를 획득하고 편지를 보내면 두 배로 기쁘다.

 

이건 걔가 정말*100 예상하지 못한 일 일테니까!

지루한 일상에서 나로인해 내 소중한 사람들이 기분 좋은 놀람과 행복을 느낀다면 더는 바랄게 없겠다.
내 편지를 받고 장문의 톡을 남겨주거나,
가끔 보낸사람에 적힌 내 주소로 답장을 받을 때면 하늘로 날아갈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나는 오늘도 엽서를 썼다.

내 마음이 그들에게 무사히 닿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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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6. 6. 5. 13:19

나는 예뻐지고 싶었다.
예뻐서 예쁨을 받고 싶었다.
세상은 언제나 예쁜 여자에게 관대했다.
나는 항상 시선의 끄트머리 어딘가 쯤에 간신히 매달려 있었다.
나는 소원했다.
내게도 관대한 세상을 가지고 싶다고.

어렸을 때부터 그닥 예쁘진 않았던 나는
그나마 마른 체형으로 평균즈음은 했었던 것 같다.
귀여움의 범주에 들어있었달까.
그러다 인스턴트 식품의 맛에 길들여지게 되고
야식에 빠지며 급격히 체중이 불어나게 되는데
이 때를 터닝 포인트라 하겠다.
나는 사람들의 시선이 얼마나 폭력적이며
조언을 빙자한 망발을 내뱉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나는
괴물같고 (살이 쪄서)
여자도 아니며
눈도 없고(지나다니는 여자와 비교 된 단 의미)
게으르고(게을러서 살이 쪘다)
못생겼으면 성형하고 살을 빼야하는데 그 노력조차 안하는
세상을 모르는 성인 여자였다.

 

세상이 나의 몸무게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채찍같은 시선과 칼 날같은 혀로 나를 재단했다.

 

엘렌이 아무리 이렇게 말해도 세상엔 이십대 여성은 44를 입어야 한다는 게 정설이다.
55를 입으면 그나마 중간은 간 거고
66은 뚱뚱해서 살을 빼야하고
77은 아예 매장에서 사이즈도 없다.

 


 

그래서 였을까 뚱뚱한 내가 화장에 집착하게 된 건.
물론 화장을 잘하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나는 화장을 하지 않으면 밖을 나가지 않게 되었다.
"나는 살이 쪘지만 최소한 예뻐지려고 노력은 한다"
이런 의견을 세상에 피력하고 싶었던 걸까?

다행스럽게도 화장을 한 나에게 세상은 조금쯤 틈을 내주었다.

아주 불행하게도 화장을 한 나에게 세상은 조금쯤 틈을 내주었다.

겨우 시선의 끝에 서게 된 나는 그 친절에 중독되었다.

예뻐지려 온갖 투자를 하고
'그냥 예뻐지면 좋으니까'라는 합리화를 해댔다.

이상한 프레이밍에 나를 끼워 맞추고 있었다.

애인이 아무리 민 낯이 예쁘다고해도 데이트를 할 때 꿋꿋하게 화장을 했다.
(물론 이 친구도 살에 관해서는 별 말이 없다. 빼라는 얘기라고 생각 한다면 과대망상일까)

 

이력서 사진을 찍으려 큰 돈을 주고 메이크업과 헤어를 받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포토샵으로 떡칠을 한 나를,
내가 아닌 나를 나는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원한 건 이런 게 아니야.

이제는 조금 지친 것 같다.
세상이 내게 요구하는 게 내가 줄 수 없는 것임을 깨달았다.

인정하고 싶다.


나는 그냥 못생겼고 살이 쪘다.
이런 나를 바꾸고 싶지 않다.

아, 마음이 1g 쯤 가벼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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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6. 6. 1. 23:37

저녁 아홉시
집으로 가는 퇴근길
덜컹이는 버스 안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다
문득 가슴이 울컥였다

짙은 쪽빛의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헤드라이트들을 바라보다
문득 목이 메어왔다

어느 퇴근길
또 한 철 머무는 감정이겠지만
참을 수 없는 그 외로움에
견디는 방법도 모르는 그 허무함에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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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6. 6. 1. 10:06

아 블로그 첫 개설.
모바일로 개설했더니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다.
테크놀로지와 나는 너무나도 먼 존재임을 다시 한 번 깨달으며 방명록에 첫 글 작성.
애인 아이디로 몰래 스스로에게 초대장을 날려 블로그를 개설한 나는 이대로 계속 찌질해도 괜찮은가?
되도록이면 그가 계속 몰랐으면 싶다.
그래야 내가 덜 바보같아 보일테니까.
앞으로 Room 803에 일기를 쓰려고 한다.
온라인이라서 두렵기도 하지만,
뭐 이 정보의 홍수 속에 물타기나 하지.
어차피 누구에게도 읽히고 싶지 않은 글을 쓸거다.
누구나 볼 수 있는 곳에 비밀스런 글을 쓴다니
굉장히 아이러닉하지만 그냥.
너도 날 모르고 나도 널 모르니까 그 익명성의 매력에 빠져서.
굉장히 찌질하거나 구질구질한 이야기들을 읽어서 뭐하겠어.
읽어봤자 시간낭비.
공감도 이해도 필요없는 불친절한 포스팅을 하는게 목표.
감정의 쓰레기통 확정 땅땅땅!!!

2016.06.0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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