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2021. 4. 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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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울한 사람이다

내가 우울한 사람이라고 깨닫게 된 것은 어느 블로그를 보다가였다.

그는 오랫동안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고 했다.

약을 먹으며 많이 호전되어 이제는 습관적으로 죽고싶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머리를 쾅 하고 치는 충격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매일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살아가는건가?

내게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

매일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나는 매일매일이 죽고싶었다.

습관적으로 죽고싶었다.

자려고 누우면 죽고싶었다.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 때부터 죽고싶었다.

그러나 게으르고 무기력한 몸이 나를 죽음으로부터 구원해주었다.

 

막연하게 나의 인생의 끝은 자살일거라고 생각했다.

지난한 우울의 시기를 견디고 겨우 죽음의 충동으로부터 벗어났을 때도

순간 순간 물밀듯 밀려오는 악마의 유혹에 매번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죽지 않으려면 무기력해져야 했다.

생각을 단순화 해야했다.

잠을 오래 자고 사고의 회로를 끊어버렸다.

총명하다는 소리를 듣던 나는 어느새 내가 하고싶은 말도 입밖으로 못뱉는 말더듬이가 됐다.

 

그래도 죽고싶지는 않았다.

멍청해지고 무기력해졌지만 오늘 밤에 죽어야지, 내일 점심 때 죽어야지

무작정 안아프게 죽는 법은 뭘까 생각하던 날들이 사라졌다.

 

나는 이제 안 우울한 인간이 됐다고 생각했다.

이제 좀 정상인이 됐다.

서른살이 되고 나서야.

 

-

사건은 갑자기 시작됐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나를 갉아먹는 일들이 일어났다.

분명 사건의 중심은 나인데, 나와 관련없이 일어나는 일들이었다.

손을 쓸 수 없었다.

그저 또 가만히, 우울해졌을 뿐이다.

 

-

생각을 단순화하고 차단해도 죽고싶어졌다.

옛날에는 게으르고 실행력이 없어 살아있었는데,

오늘은 힘이 솟아났다.

집에 가는길에 연탄을 사야지 마음을 먹었다.

그러다 깜짝 놀라 이러면 안되지 싶다가도

수면유도제를 많이 먹는게 나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목을 매달려면 튼튼한 줄이 필요한데 우리집엔 줄이 없네

다이소에 들리면 살 수 있을까?

퇴근길에는 다이소를 가야겠다고.

 

-

내 인생은 시궁창에 처박혀있는것 같았다.

나보다 불쌍한 사람은 많지만 나는 내가 제일 불쌍하니까.

삶을 살아가는 것은 고통에 무뎌지는 것이고

나는 영원히 고통에 무뎌지지 않을 것 같았다.

세상은 나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누군가는 별거 아닌 일들이 내게는 눈을 감을 일이었다.

 

-

나는 결혼을 앞두고있다.

사람들은 내게 행복해지라고 말한다.

그 덕담을 들으면서 죽고싶다고 생각했다.

계속 살아내야 하는 일들이 무섭다.

내가 감당해야 하는 일들이 두렵다.

죽음으로 도망치고 싶다.

모든게 평화롭고 안정적인 상태로 있는 방법은

그것 하나뿐인 느낌이 든다.

 

-

누군가 먼지 한 톨에 우울해진 마음은

햇빛 한 줌에 행복해 질 수 있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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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1. 3. 2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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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다.
재택근무는 나를 살찌게 한다.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1. 3. 1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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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내가 결혼을 한다는게 실감이 안난다.
이쯤되면 나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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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에 벌써 가구와 가전이 다 찼다.
꾸미는 재미가 쏠쏠하다.
돈쓰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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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을 해서 어른이 되는걸까
아님 어른이 돼서 결혼을 하는걸까
그냥 이도 저도 아닌것 같은 기분인데
결혼을 함으로써 어른이 되고싶은것 같기도 하고...
이런 바보같은 생각은 여기서 그만해야지.
어차피 되돌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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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1. 1. 8. 10:28

어제는 눈이 정말 많이 왔다.

근 1년 반쯤 눈이 안오더니 해가 바뀌고 나자 눈이 펑펑 내렸다.

눈이 발목까지 쌓였다.

나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열심히 종종 걸음을 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집에 못가겠다는 내 말에

너는 시그니엘을 잡아줬다.

거기서 보는 야경은 끝내줬다.

아까까지만해도 눈때문에 짜증난다고 투정을 부렸는데

101층에서 바라보는 눈은 그저 하얗고 소복한 솜사탕 같아서 예쁘기만 했다.

 

바삭한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다가 야경을 바라보며 스테이크와 파스타를 먹고

상을 치우지도 않고 다시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봤다.

밖에는 눈 쌓인 거리를 지나는 자동차 불빛이 반짝거렸다.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9. 22.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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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해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내 하루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내게 활력을 주는 황홀함이었으며
내 모든 감정의 원천이었다.

나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인해
하루를 망치거나 하루를 성공했으며
기분 좋은 꿈을 꾸거나 눈물로 얼룩진 밤을 보냈다.

그것은 늘 나를 행복으로 이끌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랑을 원망하거나
도망치려고 하지 않았으며
감히 그것의 끝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 사랑이 결국 사라졌음에도
나는 그것을 그리워하고
때때로 내 안에서 작은 조각을 찾기도 했으며
마음 속 깊이, 아주 깊숙한 곳에 묻어놓은
그것의 잔향을 추억했다.

나는 그 사랑이 끝이 났을 때
내 인생에 다시금 불꽃이 지펴질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수년이 흐른 지금까지
몇번의 연애를 하고
그 애에게 했던 말처럼 타인과 몸을 섞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고요했다.

-
새로운 연애를 시작했다.
좋은 사람인것 같다.
편안하고 안기고 싶은 사람.
눈길이 가는 사람이지만
여전히 내 마음은 조용하다.

죽을 것처럼 싸우고
미친듯이 소리를 질렀다.
그만두고 싶은 관계
하나부터 열까지 다른 두사람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
안고 싶고 입 맞추고 싶은 남자.
살짝 주름진 눈가가 매력적인 사람.

-
그래, 사랑하게 되었다.
사랑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왜
즐겁지가 않아
기쁘지도 않다
간질간질하지도 않고
죽을만큼의 간절함도 없다.

오히려
온 몸을 감싸는 무력함 죄책감 우울함
나는 분명 사랑을 하는데
매일밤고요하다.
사무치는 외로움도 없고
한구석의 쓸쓸함도 없다.
그냥 담백하게 조용할뿐이다.

-
나는 고장나버린걸까?
그토록 중요했던 자존심 싸움도
절대 입밖에 내지 않았던 미안하다는 말도
모두 물 흐르듯 쉽다
모든 서러운 말들이 투정으로 들린다
너는 나로인해 울고 웃는데
나는 네가 힘들게하면
너를 버릴 생각을 먼저 해.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너를 버릴 생각을 해.
내가 망가지는게 싫어서
너를 버리는건데
이미 나는 망가져버린듯 해
무뎌진 마음은
누가 망가트린걸까?
소란한 마음은 어디에서 오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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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9. 5.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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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늘 비혼주의자라고 말하고 다녔다.

실제로 내가 결혼을 할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고,

결혼에 매우 회의적이었으니까.

 

나는 10년 째 본가와 분리하여 독립적으로 살고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왔을때 깜깜한 집안과

토요일 늦은 오후 혼자 먹는 식사가 익숙하다는 소리다.

내가 이러한 적막함을 싫어하였느냐고 묻는다면

한치의 고민도 없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다.

 

나는 혼자 자는 침대의 빈공간을 사랑했고

누구의 간섭없이 온 집안을 울리는 노래소리에 춤을 추었고

주말마다 시켜먹는 매운 떡볶이에 행복함을 느꼈다.

그래

나는 혼자인게 편했다.

 

언젠가 한번

결혼이 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만의 꿈이었고.

그 이후 나는 결혼 생각을 접었다.

나는 나만의 편한 삶을 누리고 싶었으니까.

결혼으로인해 포기해야만 하는 것들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몇 년

연애는 했지만 결혼을 떠올린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나이가 차고

어느새 내 가장 친한 친구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를 스쳐지나기도 했다.

 

그리고

프로포즈를 받았다.

아주 조심스럽게 꺼내진 그 말에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아 머리아파.

 

나는 무엇을 어떻게 하고싶은걸까?

그와 계속 같이 있고싶다

그렇지만 나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다.

내가 결혼 할 수 있을까?

나는 결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6. 2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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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는 마음은 왜 숨길 수가 없을까
아무말 없어도 다 보이는 표정처럼
네가 기다리는 말을 나는 알 것 같은데
나도 겁쟁이라 음음
나도 겁쟁이라 음음

-
뭔가 잃어버린걸까
소란스러운 마음
식어버린 커피잔을 매만지며
무엇이 쏟아지는걸까
우리의 얄팍한 감정일까
망설이는 햇볕 아래에서

-
내가 너의 청혼에 대답할 수 없었던 이유는
나도 사실 잘 모르겠어
글쎄
너무 어려운 문제인걸
시간은 흘렀고
모든게 조금씩 변했지

버티는 마음은 왜 숨길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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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6. 17.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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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딘 날에도
벌벌 떨먼서
그저 울고싶다
죽고싶다
해가 밝을 땐
웃지 못하면 죽고 싶었고
석양이 드리우면
그 벌건 불에 타버리고 싶었다
결국 눈앞도 보이지 않는 밤이 오면
그냥 고요히 숨을 참으며
그저
그저 지나가기를
모든것이 지나가기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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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4. 24.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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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옛 기억들이 파도처럼 휩쓸어가려 한대도
나는 속절없이 무너지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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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헤어진 이후로
벌써 세번째 인연이 스쳤다

사실 너를 만났을 때처럼
설렘 가득하고
미칠것 같은 사랑을 느끼는건 아니지만
편안함과 안락함 그리고 안정됨을 느껴
이런것도 사랑이겠지
치열했던 감정은 아니지만
이런 사랑도 있는거겠지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0. 3. 1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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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이 정해져있고
나는 대답만 해야하는 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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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못한 모든 것들을
바로 잡을수만 있다면
누구하나라도 덜 아프다면
나는 그렇게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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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내가 선배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잖아요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선배 좋아했던거 같아요
다른 의미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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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나의 연인은 사랑스럽고

이제 막 시작한 우리는 행복해야 하는데

내가 한 거절이 신경쓰이고 미안해

절박한 선배 마음 단한번도 안받아주고

뿌리쳐내서 미안해 내까짓게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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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내가 좋아해요
남자로 좋아하는게 아니에요

그냥 멋진 성인으로 좋아해요

선배를 연인으로 잃고 싶지 않아요
내가 원했던건 이런게 아닌데

그냥 아빠 대신 든든한 가족같은 조언자가 필요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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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예쁜 연인은
내게만 사랑을 속삭일 것을 맹세했다
내 여린 연인은
불안에 떠는 연인은
우울한 눈동자에 슬픈 웃음을 짓는 내 연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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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누구도 몰랐던 그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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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