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2023. 9. 8.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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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육십하고도 일세 생일
이상하다 기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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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집은 환갑 기념 해외 여행을 보내드린다는데, 엄마가 비행기를 못타게된 관계로 아주 머리가 아팠다.

그냥 편하게 해외여행 결제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나는 어째야 하지 한참을 고민하다 그냥 엄마한테 물어보기로 했다.

 

엄마는 처음엔 그냥 우리 가족끼리 고즈넉하게 식사를 하자고 했다.

그러기엔 내가 너무 아쉬운 것 같아, 이모도 부를까? 당숙도 부를까? 하니 엄마가 슬그머니 물어본다.

좀 많아도 돼?

당연히 되지, 우리 집안 잔치할까?

예순이 되었지만 어째 아직 소녀같은 엄마는 그럼 좋지! 하고 베시시 웃었다.

 

며칠이 지난 뒤 일을 하고 있는중에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아니, 아빠랑 얘기 한번 해봤는데... 요즘 무슨 환갑에 잔치녜. 너네 부담스럽게스리...

뭐가 부담스러워~? 난 괜찮아. 원래는 엄마 아빠 유럽여행 보내주려고 했던거야. 이서방도 돈 아끼지 말랬어.

남편을 팔아 혹시 부담스러울까 하는 엄마를 한참 안심시키고는

엄마 원래 500만원짜리 해외여행이었어 식사 한끼면 싸게 먹히는거지!

마음같아서는 고급 호텔에서 파인다이닝 해주고싶은데 엄마 취향이 그게 아니라서 안해주는거야.

가만히 말도 없이 듣고 있던 엄마는 그치? 내가 이정도는 받아도 되지? 너네 아빤 괜히 난리야~~ 하며 아빠 뒷담을 깐다.

역시 울엄마 속으로는 그냥 좋고 신났는데 아빠가 브레이크 걸어서 짜증났었나보다.

내가 편들어주니 누구도 부르니 마니 몇명이 올건지 신나서 한참 얘기를 한다.

 

엄마가 좋아하는 소고기집에 예약을하려 했으나 남편이 반대를 했다.

친척 어른들 모시고 하는 자리인데 그냥 고깃집 느낌이라 폼이 안난단다.

사공이 여럿이니 점점 배는 산으로 가다가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꽤 괜찮은 레스토랑의 토요일 점심 예약은 한달 전에 해야한다는걸 그때 깨달았다.

생일을 2주 앞두고 인원도 다인원에 제일 붐빌 시간대를 예약하려고 하니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후보군의 90%에서 퇴짜를 맞았다.

 

결국 엄마 집 근처 경복궁 한옥마을점에 30명을 예약했다.

우리 가족과 일가친척들 중 엄마가 부르고 싶은 사람들을 모두 부르게 했다.

우리 항렬에서는 내가 제일 첫번째로 환갑을 치르게 되어 엄마도 누구 부를지 은근 기싸움을 했을 것이다.

직계 친한 친척만 불렀는데도 30명이 넘게 엄마의 생파(?)에 참석해주셨다.

예약할 때 가장 비싼 한정식 코스 + 고기 추가하여 미리 오더를 냈고,

오마카세 느낌나는 한정식 코스와 배 채울수 있는 고기까지 구워 먹으니 젊은 친구들도, 어르신도 만족도가 높았다.

 

엄마는 얼마전에 이날을 위해 백화점에서 구입한 100만원이 넘는 원피스와 30만원짜리 구두, 아빠가 사준 금 팔찌와 목걸이, 지난 생신날 내가 선물한 루이비통 백을 들고 아주 휘향찬란한 자태로 등장했다.

전날에 받은 네일아트와 아침에 샵에 들려 머리와 화장도 했다.

엄마가 이 날 엄마가 가진 가장 비싸고 좋은걸 걸쳤다.

 

경복궁에 원래 있던 서비스는 생일자에게 미역국 반상을 주는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식사를 거의 마칠 무렵 직원분들 대여섯분이 오시더니 엄마에게 티아라와 요술봉, 반지 풍선등 여러 악세사리를 채워주고

여러 가족들에겐 폭죽과 소품들로 우리를 한껏 꾸미시더니 엄마를 일으켜세워 다같이 생일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소감도 묻고, 사위와 함께 우리가 따로 준비한 케이크 커팅과 꽃바구니 전달식도 하고 , 내쪽에서 답가도 하고 ...

갑자기 사회자가 되셔서 식 진행을 해주셨다. (팁만해도 이십은 나갔다)

 

나는 엄마가 이런 시끄럽고 남사스러운 것들을 싫어하고 창피해하고 하실줄 알았으나

이게 웬걸 엄마는 너무 아이처럼 좋아하셨다.

사진만 정말 백장은 찍은것 같았다. 말그대로 잔치였다.

사진 속 엄마는 단 한컷도 빠짐없이 웃는 모습이었다.

 

-

내 첫번째 기억에서부터 엄마는 전업 주부였다.

아빠가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꽤 적지 않은 돈을 버셨는데, 엄마는 본인이 전업주부라며 늘 검소하게 사셨다.

내가 부모님과 같이 살던 미성년자때까지의 엄마는 그냥 아줌마일 뿐이었다.

짧은 컷트머리, 주부 습진을 달고 살던 손, 명품 가방 하나 없이 가끔 쓰는 설화수 화장품만이 조그마한 사치라며

화장품을 살때마다 기분 좋아했던 엄마.

우리가 모두 분가해서 텅 빈 집에서 웃을일이 별로 없다던 엄마.

내가 사준 루이비통이 젤 좋은 가방이라며 아껴 든다는 엄마.

환갑 기념 아빠한테 금일봉 천만원 받은걸 내게 반절 떼어준다는 엄마.

사진 속 엄마가 너무 소녀같고 예뻐서, 그럼에도 세월의 흔적이 얼굴에 느껴져 슬퍼서 나도 그냥 웃었다.

 

-

엊그제 이모들은 내 회사 근처로 와서 청담에 잘하는 성형외과 피부과 다니며

지방흡입이며 리프팅이며 쁘띠 거상이며 하고 갔는데, 울 엄마는 거기 쫄래 쫄래 따라다녀놓고선

본인은 얼굴이 이쁘니(?) 돈 안써도 된다고 했다.

귀여워.

 

-

우리 엄마,

조금 촌스럽고, 조금 우악스러운면이 있지만

때로는 소녀같고 아기같은 면이 있는 울엄마.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엄마가 원하는 만큼의 생을 즐겼으면 좋겠다.

나의 작은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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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3. 7. 12. 18:30

-한국에서 며느리는 며느리 도리라는걸 안하면 썅년이다.

 ㄴ'사위도리' 나는 이 단어를 들어본적도 없다.

-며느리 도리라는것은 그냥 시부모를 떠받드는 종처럼 지내라는 뜻이다.

  ㄴ어디 성리학 유교 배우던 조선시대 사상으로 조금 풀어주는 부분 있으면 깨어있는 시부모인줄 앎

-한국 사회에서 결혼이라는걸 한다는건 당신이 동의하지 않았더라도 고릿적 유교 결혼 문화에 종속한다는 의미이다.

  ㄴ요즘 시대에~ ? 라고 대답 했을때 대부분의 남자들은 아직 한국에서 결혼한다는건! 이라고 서두를 꺼낸다.

  ㄴ결혼 전 분명 합의한적도 없고 결혼 후 제대로 논의해보려 하지만 그들은 결혼했다는것 자체가 유교 가치관적 결혼 문화에 "동의" 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ㄴ시대가 달라졌다는 말을 하면 그렇게 아니꼬우면 네 며느리한테 안그러면 된다고 한다. 다음 세대가 바꾸면 된다고.

-분명 비슷한 나잇대로 결혼 했으니 상대방 부모와 내 부모의 연령대가 비슷하지만 우리엄빠는 신세대고 본인 엄빠는 옛날분들이시다.

  ㄴ누가 들으면 뭐 한 2-30년 나이차이 나는 듯이 말한다. 우리 엄마/아빠는 옛날 사람이라서 그래~. 자기 부모님 때는 그럴수 있어도 우리 부모님 때엔 그게 당연했던거야.

-며느리는 잘하면 당연한거고 못하면 아주 잡도리 해야하는 사람이다.

  ㄴ사위는 친가까지 운전만 해줘도 피곤하고 고생한 사람이다.

-남편의 잘못은 아내의 잘못이고 아내의 잘못은 아내가 못난 탓이다.

 ㄴ남편이 잘못하면 내조를 어떻게 했길래 / 네가 나서서 고쳤어야지 / 단도리 못한 네 잘못이되고 아내가 잘못하면 그저 못난년이다. 덤으로 못난년 거둬줬으니 남편을 하늘같이 모시고 살라고 한다.

-아내는 살이 찌면 온갖 욕을 듣고 바람마저 정당해지지만, 남편이 살이 찌면 보기 좋고 풍채 있는 사람이 된다.

 ㄴ살찐 아내를 두고 남편은 외도를 안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사람 취급 받지만, 살찐 남편은 남편 관리 못하는 아내의 치부거리가 된다.

-아내의 흉은 자연스럽고 별 생각 없이 이루어지지만 남편의 흉은 남자 기가 죽기때문에 하면 안된다.

 ㄴ며느리의 흉은 대놓고 꼽주고 숨쉬듯이 지나가듯이 해도 어쩌겠어 니가 참아야지 하지만 사위 흉을 봤다면 남편 기가 죽어 같이 못산다고 해도 다들 인정해준다.

 

-

도대체 며느리 도리라는것은 무엇인가.

*주에 몇 번 시가에 방문하기

*가사일을 도맡아하기

*어른들에게 네네 하기

*언제나 웃어야하며 방청객 모드여야하기

*안부인사 꼬박꼬박하기

 

-

나는 결혼하고 일주일에 최소 2번, 정말 무슨일이 있을때면 일주일에 한번

꼬박꼬박 시가에 방문했다. 단 1시간을 볼지라도 정기적으로 시가에 방문했으며

심할땐 일주일중 3-4일, 자고 오기도 했다. 이유는 그냥 아버님이 혼자있기 싫다 하셔서.

우리에게 신혼은 없었다.

매주 꼬박꼬박 주에 한번은 시간을 비워 시가에 가야했고, 이것은 내가 일을 하며 야근을 할 때도

아파서 수술을 했을 때에도,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에도 변함없이 지켜진 스케쥴이었다.

반면 우리 친정에는 명절 당일 밤.. 아니면 가끔 생일때 시간이 맞으면 갔고, 어버이날이니 새해니 크리스마스니 이런 날엔 늘 시가에 있었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불평등이었지만, 그들에게는 평등이었다.

나는 며느리고, 여자니까.

대한민국에서 며느리는 명절날이나 되어야 친정에 갈 수 있고, 그것도 당일 저녁에나 출발하는.. 명절 오후 2시에 출발하면

아주 썅년이 된다.

그래도 이게 며느리 도리라니까 참았다.

며느리 도리라니까.

도대체 그게 뭐길래 이렇게 사람을 노예처럼 부리는 마법의 단어가 된걸까.

 

-

똑같은 부모인데 신부의 부모는 신랑의 눈치를 보며 백년 손님이라고 한다

신랑의 부모는 신부에게 우리 아들 밥 잘챙기고 며느리 도리를 하라고 한다.

이 불평등을 보고도 어찌 아무 생각 안 할 수 있단말인가

 

세상이 많이 좋아져 여자도 사회생활을 한다고 한다.

내가 봤을때는 그냥 노예의 일이 더 늘어난 것 뿐이다.

집안일 가족 뒤치닥거리에 돈 버는일이 하나 더 늘어난거다.

결혼한 여자는 이 모든걸 완벽하게 해내야한다.

모두의 기대 속에 현명하고 정숙하며 지혜로운 며느리이자 아내가 돼야한다.

남편?

남편은 손찌검만 안해도 괜찮은 남자가 된다.

돈? 아내가 벌면되지 요즘세상에 남자만 돈버나?

다만 남편은 기죽이면 안되고 밥과 섹스를 바쳐야하고

시부모를 공경하고 봉양해야 하는건 당연한 의무다.

 

그런데 왜 이런 부조리를 눈 앞에서 목격하고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가

그것또한 이 세상의 약자 여성으로서 사는 슬픔이겠지

 

나는 아내, 며느리로서 최선을 다하지만

그들은 항상 내게 배려해줬다 말하고

나를 성에 차지 않는다 말한다.

 

2023년에 가계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집안일의 60% 이상을 처리하며

매주 한번 이상 시부모를 만나러가며

회사에 치이고 사람에 치여도

살은 찌면 안되는...

그런 아내이자 며느리로 살고 있다.

 

탈혼이 왜 지능순이라는건지 깨닫고 있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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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3. 5. 12.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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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작처럼 찾아오는 공허함은 때때로 너무 무거워서 그냥 그 무게에 짓눌려져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나는 꾹꾹 짜부라져서 바닥에 붙어있고
어린애들이 갖고 노는 찰흙처럼 이리저리 정신이 떼지고 붙고 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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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나에게 아니 그냥 불안한 나에게
정신적 공허함은 가히 재앙이라 하겠다.
지독한 회피형이자 우울하기까지한데
이젠 불안하고 공허하다.
그냥 한마디로 노답이란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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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가정을 이루는게 쉽다고 생각한적은 없지만 이렇게까지 어려울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왜 나만? 이라는 물음표가 칠백억개정도 뜨고 그냥 넘어가자란 합리화가 1초에 3번씩 생긴다.
물론 나는 그를 사랑하고 그도 나를 사랑한다.
그러나 가정을 이룬다는것은 사랑을 넘어서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나는 항상 그걸 잘 관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허함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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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의 자세
빌어먹을

역지사지의 자세로 이해하자
역지사지의 자세로
참을 인을 새기고
상대방도 나와 같은 인격체임을 의식하며
내가 내몸처럼 돌보고 사랑해야할 사람임을 상기하며
외우자 역지사지의 자세
따라하세요 역지사지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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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되면 일단 내 탓을 한다
상대방 탓을 해봐야 내 정신만 갉아먹으니까 그냥 내 탓으로 한다
내가 잘못했을거야
내가 예민하게 군걸거야
걔가 그런 이유는
걔가 그렇게 말한건
그냥 내가 예민하고 성깔있고 고집있고
그래서 그래서 걔가 못참았던거야
나를 견뎌주는거야 그 애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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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3. 4. 14.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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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사랑이라는게 있을까
퍼부어지는 감정은 곧 고갈될테지
다만 진하고 깊은 잔흔이 남을거야
나는 그 기대 하나로 당신 옆에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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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있음을 좋아하던 나는
어느새 혼자가 어색하다
빼곡히 내 인생에 들어찬 흔적을 말하면
너는 웃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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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모두가 쉬이 뱉는 그말을
나는 그리도 어렵게 뱉었고
네게 사실만을 말하지도 않았다
너는 나를 용서하고 품어주었고
나는 그대로 곁에 남았다
너는 나의 사랑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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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카테고리 없음2023. 4. 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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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연애에 대해서 얘기하지만

그것은 진실로 남녀간의 애정사라기보다는 서로에 대한 걱정과 애정 그리고 관심에 대한 표현이라고 생각해.

그런 의미에서 내가 본 너는 늘 스스로와 작품에 대한 치열한 고민들로 가득 차있더라고.

고민하는게 좋다 안좋다 매번 그런 결론만을 냈지만

사실 고민하는 네가 그냥 뭔가 멋있었다 친구야.

내 친구는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항상 노력하는구나

그 과정이 고통스럽고 힘들어도 직면하는구나 싶었어.

 

생각이 많은 네가 멋지다.

자기 전 침대에 누워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 너를 응원해.

언제나 멋진 내친구 짱짱맨.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3. 3. 3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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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말하자면 정말 ISFP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데
아주 놀랍게도 나는 사주에 역마살도 없는 주제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일이 잦았다.
 
우물안 개구리일것이 분명하지만 어쨌든 내 주변 또래들과 비교했을때
나는 국내외 여행 경험이 많은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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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일단 충동적 + 일상 지루해함 + 만성 우울증으로 아주 노답인간이다.
집에만 있고 싶어하지만 집에만 있으면 무기력하고
밖에 한번 나갈때 최선을 다해야하는 사람으로
밖에 나간다 = 한큐에 모든걸 끝내고싶다 = 여행
일상의 리프레시와 일정 해결, 좋은거 보고싶다의 짬뽕이 여행으로 귀결됐다.
이왕 나가는거 좋은거 보자 이왕 나가는거 해외나가자!
이왕의 인간화.
일단 비행기표 끊고 생각하기, 마트가려고 나왔다가 고속도로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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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열번 넘게 간 이후로 횟수를 세지 않았고
비록 봉사활동 덕분이었지만 남들은 가보기 힘든 곳도 꽤 갔었다.
주요 거점 도시들은 모두 한번씩 방문해봤고,
인천에서 오래 살아서 주변에 알려지지않은 자그마한 섬들도 많이 다녔다.
(그런데에 칼국수 맛집들이 꼭 있음; 칼국수 중독자)
 
의외로 우리나라 자연경관 빼어나다.
해외에서 진짜 엄청난 자연경관!! 이런곳 가지않는이상
웬만한 뷰 우리나라가 더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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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 뭐랄까.. 일단 스타벅스 시티컵을 모으는 취미가 있는데
해외에서 사온 시티컵이 책장 하나를 다 채웠다.
컵을 캐리어에 이고 지고 올때는 정말 버리고 싶었는데 막상 모으니까 뿌듯하군.
 
여행지는 대중없이 갑자기 가고싶은곳 위주로 간다.
동북아시아는 특색이 없어서 별로 안좋아하고
아시아<미주<유럽 순으로 좋았던거 같다.
나는 겁이 많아서 아프리카 대륙은 한번도 가본적 없다. 가기싫음.
이제는 새로운곳에 가기보다는 좋았던 곳에 다시 가고싶은 마음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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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회화 수준의 일본어와 여행 회화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사실 수틀리면 한국어 했는데 걔네도 다 알아듣더라.
제일 긴장되는 순간은 입국심사로 뭐 길게 물어볼 때.
 
-
패키지 여행경험은 딱 1번, 나머지는 다 자유여행이었다.
패키지 경험이 좋았냐고 물어본다면 글쎄, 너무 좋았다.
왜냐면 가족여행이었기 때문이다!
가족여행은 왜 패키지로 가라고 하는지 몸소 느꼈다.
그리고 그와중에 엄마랑 싸움
누가 패키지로 가면 안싸운다고 했냐.
 
여행스타일은 관광>휴양이었는데 어느새 관광<휴양으로 바뀜
근데 사실 MBTI 염불이지만 ISFP라 여행가도 누워있는다.
공원 잔디, 어딘가의 벤치, 유적지 한가운데... ...
사진포즈 누워서 찍는거보고 친구가 대단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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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보려고 생각한 곳은 스페인 그리고 두바이
벌써 설렌다.
그치만 둘다 비행기표만 끊어놓고 뭐 진행된건 없다.
그래 비행기표 끊어놓기만 했으면 어찌저찌 가겠지.
일단은 기분만 낸다 기분만.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3. 2. 1.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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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너는 무너지지 않을지어다.

누구도 곁에 남은 이 없어도
꿋꿋히 홀로 존재하여라.

생에 원한 적 없는 것이 비집고 들어와
그대의 인식을 흐릴지라도
마음만은 명징하리라.

-
모든 것이 변하고 단 하나 남은게
그대라면,
그대는 의지를 잃지않고 싸울지어다.

잠시간 세상 살이
등 돌린 모든 것들에게
마음 쓰지 말지어다.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3. 1. 1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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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검색해서 보고있는 당신은

피임약에 대해 궁금한 사람일 것이다.

 

사실 "피임"약이라고 명명된 순간부터 우리는

이 약에 대해 부정적이고 거리감이 생긴다.

 

이 약은 남들에 눈을 피해서 먹어야 하고,

엄마나 아빠에게 복용법을 물어보지 못하며

심지어 친구들에게까지 먹는다는 말을 못하는 아주아주 고약한 약인것이다.

 

그러나 피임약은 당신이 생각하는것과는 조금 다른 약이다.

이 약의 이름은 피임약이 아닌 "호르몬조절제" 라고 불려져야 마땅하다.

왜냐면 호르몬을 조절해주니까.

앞으로 이하의 글에서는 피임약이라는 용어보다는 호르몬제라고 칭하겠다.

 

나는 피임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오로지 호르몬 조절을 위해 이 약을 장기간 복용했다.

그러니까 내 의지로 산부인과를 다니기 시작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중간중간 휴약기가 있어왔지만 거진 10년을 복용해왔다.

(휴약기가 1-2년 정도의 텀도 있었다)

장기 호르몬제 복용자로서, 약에 대해 항상 궁금했던 부분

남에게 물어보지 못하고 여초카페나 블로그 등지에서 알음알음 검색해왔던 부분들에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물론 이것은 나의 경험을 기반으로 한 개인적인 생각이며,

정확한 의학적 사실에 근거하여 작성하고 있지 않음으로 상담이 필요한 경우 꼭 전문가와 확인하세요.

 

-

Q.약이  몸에 좋지 않다던데 진짜인가요?

A. 네 안좋아요.

많은 의사와 약사들은 호르몬제가 안전한 약이며, 몸에 도움을 줄 것처럼 말하지만

이 것은 영양제가 아닌 "의약품"이다. 특히 호르몬 관련한 약은 많은 부작용이 있기때문에 주의해야한다.

이 약을 처음 구입하면 가장 먼저 놀라는게 방대한 양의 부작용 설명서인데,

나는 읽다가 포기함. 몸에 안좋아요.

다만 무월경증이라던지, 과배란 등 피임 외의 의도로 호르몬제 처방을 받은경우

몸에 안좋다고 복용을 피하지 말고 꼭 약을 드세요.

질병을 방치하는것보다 몸에 안좋은 약 먹어서라도 질병을 치료해야 하는 수준이니까 처방을 주신겁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바는 단순 피임을 위해서 약을 먹지 마세요.

그냥 콘돔을 쓰세요. 콘돔은 몸에 아무런 작용도 하지 않잖아요.

이것은 몸에 무슨 작용을 일으키는 "약품"입니다.

최근 광고와 같은 매체에서 이 약을 내 몸을 지키는 필수품, 자신감있는 여자의 선택 등등

자신의 몸을 위해서 투자할 수 있는 자기관리의 영역처럼 포지셔닝 하는데,

미친놈들입니다. 이것은 약이고 당신의 몸을 변화시킵니다. 안좋은 쪽으로요.

콘돔을 쓰세요. 성병예방과 피임을 동시에 할 수 있습니다.

남자들을 위해 자신의 몸을 망치는 멍청한 선택을 하지 마세요.

 

Q. 복용법이 궁금해요

A. 약은 보통 한달분이 용기 한 팩에 들어있고, 약의 갯수는 상품마다 다릅니다.

24~28개까지 다양하며 위약(가짜약)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에 한 알씩, 매일 같은 시간에 복용해야합니다.

위약이 있다면 보통 한팩 다먹고 바로 다음팩 먹습니다. (휴약기 없이)

월화수목금토일 주말 공휴일 할것없이 먹어야하기에 저는 보통 오후 6시쯤 먹습니다.

너무 이르거나 늦은 시간에 복용하기 시작하면 까먹기 쉬워요.

휴대폰 알람설정 꼭해두세요. 이거 없으면 무조건 까먹습니다.

같은 시간에 복용하랬다고 분초를 다퉈 먹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 몸은 시계가 아니기 때문에 보통 먹는 시간대 ±1시간 정도 여유있습니다.

매일 6시에 먹기로 했다면 5시~7시 사이에 복용해도 괜찮습니다.

사실 약에 매우 예민해서 조금만 수틀려도 부정출혈 했던 제 경험상

오차 ±2시간까지는 이상 없었던것 같아요.

다만 하루 이틀 늦게 먹는게 아니고 매일 시간대가 밀리고 밀려서 하루는 4시 다음날은 9시 그 다음날 5시 이런식으로 

사이클이 엉망이되면 바로 출혈있었습니다.

 

Q. 약복용을 시작했는데 시간대를 바꾸고 싶어요.

A. 바꾸려는 시간대가 4시간이내의 텀이라면 (기존 복용 시간 6시-->바꾸고 싶은 변경시간 10시)

기존 복용시간을 무시하고 바로 바꾼 시간으로 변경하셔도 됩니다.

다만 12시간 이상 차이나는 경우 (기존 시간 오전 9시 --> 변경 시간 밤 10시)

웬만하면 변경하지 말고 한 사이클 돌리고 휴약기 이후 변경 추천하고요.

꼭 바꿔야한다면 5일 정도에 걸쳐서 시간대를 4-5시간씩 바꾸면 됩니다.

이틀은 원래 복용 시간에서 4시간 이후에 먹기, 그 다음 이틀은 또 4시간 이후에 먹기 ...

다만 피임을 목적으로 하시는 분들은 위에 방법으로 하지 마시고 전문의와 상담해보세요.

아마 먹는 주기가 바뀌면 피임 효과가 떨어질겁니다.

 

Q. 약을 처음 먹는데, 언제부터 먹어야 하나요?

A. 생리 시작 첫 날에 1번약 드시면 됩니다.

그 뒤로 쭉 이어드시면 되고요.

만약에 주기가 불규칙하고 생리를 계속 안한다 싶으시면

그냥 드세요. 먹고 부정출혈 좀 하면 됩니다.

 

Q. 약을 먹는데 생리기간이 아닌데 피가 나와요.

A. 약 초반 먹을때는 부정출혈이 잦습니다. 무시하고 같은 시간에 계속 약 드세요.

복용 중단해도 어차피 똑같아요.

참고로 저 스무살에 약 처음 먹었을때 복용 2-3일 이후부터 출혈이 생겨서

23일간 부정출혈 했었고요. 중간 중간 무서워서 그냥 약 건너 뛰었는데 오히려 출혈 기간만 길어졌고

결국에 14일째에 병원갔었는데 이상 없다해서 그냥 약 계속 먹었어요.

초반 한 3개월쯤은 출혈 있었던거같아요. 휴약기 가지다 다시 약 먹게되면

또 부정출혈 있었고요.

다만 출혈 기간이 너무 길고 양이 생리보다 많이 나온다 싶으면 병원 가보세요.

아마 약 계속 먹어도 된다 하시겠지만... 혹시 모르니까.

 

Q. 약을 하루 건너뛰었어요.

A. 기억난 즉시 한알 드세요.

그리고 원래 먹던 시간대에 한알 드세요. 하루에 두알 먹을 수 있습니다.

하루 안먹었다고 복약 포기하지 마세요.

만약 복약 포기하실 경우에 남는 약은 버리지 마시고 가지고 계시다가

추가복용이 필요할때 드세요..! 은근 많이 쓰입니다.

약 한판을 다 먹어가는 중인데 생리를 더 미루고자 할 때나 

약 어따가 잊어버렸을때 그런때 유용해요.

 

Q. 약을 먹다가 토했어요.

A. 다시 드셔야합니다.

이때 아까 남은 잔잔바리 약들이 도움 많이 됩니다.

 

Q. 약을 다 먹었는데 생리를 안해요. / 약을 다 안먹었는데 생리가 나와요.

A. 무시하세요. 그냥 약 드시던대로 드세요.

먹다보면 주기 맞춰집니다.

 

Q. 흡연자인데 약 먹어도 되나요.

A. 웬만하면 먹지마세요. 혈전 발생률 높아요.

흡연자에 35세 이상 여성에게는 권하지 않습니다.

 

Q. 세대별로 나와있던데 4세대가 가장 좋은건가요?

A. 몇 세대 약을 먹어라 이런거보다는

자신한테 맞는 약이 있어요. 저도 많은 제품 먹어봤는데요.

유명하다는 에이리* / 머시* / 센스리* / 멜리* / 마이보* / 야* / 클래* 이렇게 겪어봤고요.

참고로 한달 먹은거 아니구 못해도 세팩씩은 먹었어요.

나한테 잘 맞는 / 아닌 약이 있어요.

저는 유목민이었다가 야즈를 제일 오래 먹고, 최근 클래라로 바꾸고 나서

저에게 아주 잘 맞아서 클래라로 정착을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야즈랑 클래라가 같은 제약사네요.

바이엘 약 잘만드나봐요.

 

Q. 잘 맞는다는게 어떤건가요?

A. 부작용이 제일 없는거요.

저는 7개의 제품을 거치는 동안에 매우 많은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누구는 아무거나 먹어도 부정출혈 한번 안하고 잘만 받는다는데

저는 증말 너무 힘들었어요.

일반적인 기분장애뿐만아니라 메스꺼움 출혈 근육통 유방압통 두통 뭐 부작용지에 써있는 부작용이란 부작용은 다겪었고,

누구는 생리 양이나 생리통도 줄여준다는데 저는 오히려 생리통 증가가 부작용인 약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멀쩡했던 제가 약 복용 5년만에 갑자기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라는 진단도 받았어요.

산부인과 교수님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절대 경구피임약에 그런 부작용 없다고 하셨지만...

체중 변화나 갑작스런 외부 이슈 없었고, 꾸준히 복용하는 약이라고는 이 약 하나였고요.

고혈압 약을 1년 정도 먹다가 너무 지쳐서 (고혈압 약도 하루 한알씩 먹는 약이에요)

큰 마음 먹고 단약 상담 해서 호르몬제를 단약했습니다. (고혈압 약도요)

그리고 놀랍게도 1년 뒤에 한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사라졌고요? 정상혈압 나왔습니다.

 

하지만 단약후 2년동안 다시 시작된 무월경 / 과배란 듀오의 미친 콜라보레이션

(한달에 생리 두번씩하기 /갑자기 4개월 안하기 / 갑자기 생리 10일 하기 등등...)으로...

결국 다시 약 복용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고요.

그러면 내 몸에 제일 부작용이 적은 약을 정말 한번 찾아보자 싶어서 찾은게 지금 정착한 약이에요.

내 몸에 맞는 약을 고르면 일단 기분장애가 많이 해소됩니다.

옛날엔 정말 미친 성격파탄자였었거든요? 오르락 내리락이 너무 심해서

이거는 정신과 치료로 빠져야하나 싶었던 때가 있는데

맞는 약 찾고나서 기분장애 없어졌다 싶은 정도로 사라졌습니다.

대신 다른 부작용 있지만여..ㅎㅎㅎ 그나마 참을만한 거라 정착했어요.

절대로 제가 지금 먹고있는 약에대한 추천 아니고요.

맞는 약이 있고 아닌약이 있으니 2개월 이상 복용했는데도 부작용이 심하다 하시면 

한번 다른 제품을 써보시라는 권유입니다.

호르몬제 먹으면 원래 기분 이렇게 뭣같아지나요? --> 참지말고 다른약으로 한번 바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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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피임 이외의 목적으로 약을 드셔야만 하는 분들은

큰 병원에서 꼭 호르몬 검사 해보세요.

저 스무살부터 지금까지 산부인과 많이 다녔고, 다름 유명하다는 병원 많이 가봤는데

대학병원 산부인과는 또 다르더라고요.

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호르몬 정밀 검사 받아봤고,

정확한 진단 명에 따른 약 추천 및 변경 해서 저한테 맞는 약 찾은거에요.

그 전까지는 그냥 산부인과에서 야즈 주면 야즈가 제일 좋은건줄 알고 먹었어요.

일반 병원이라도 호르몬 검사 해보셔서 남성호르몬 여성호르몬 균형과 작용 기전 확인하셔서

의사가 추천해주는 혹은 본인이 약 성분 확인해서 알맞는 비슷한 약 찾아서 부작용 최소화 시키세요. 

다들 맞는 약 찾으시고 광명도 찾으세요.

그리고... 노력해서 꼭 단약해요 우리.

저의 최종 목표도 올해만 먹고 단약!!! 입니다. ㅎㅎㅎㅎ

Posted by krystal92
보고 듣고 느끼고2022. 12. 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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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재단에서 진행하는 오르간 프로젝트 공연

연 3회정도 시리즈로 기획되어 벌써 몇년째 진행되고 있다.

나는 최근 오르간 소리에 관심이 생겨  오르간이 들어간 공연이 있나 서칭중에 우연히 발견,

예매하였다. 좌석은 B구역 7열 1-2번 좌석으로 시야는 아주 좋았다.

실제 시야는 저 위에 찍은 사진에서 줌을 조금 더 한 정도의 시야고

자리에 편안히 앉았을 때 성악가의 표정, 악기 연주자의 몸짓이나 표정까지 볼 수 있는 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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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파이프 오르간에 대한 경험은 그리 길지 않은데,

오르간에 대한 첫번째 경험은 이탈리아에서였다.

피렌체의 주말에 한 성당에서 어린 친구가 오르간 연주를 하는걸 가까이서 본 적이 있다.

그때는 벽에 붙은 큰 오르간이었고 (롯콘에 있는것은 전자오르간이다)

아주 웅장하면서도 뭔가 벽에 버튼이 많았고...(?) 몸을 아주 격정적으로 움직이며 연주해서

주일 미사의 분위기와 성당의 아름다운 흥취 그리고 미소년의 오르간연주...까지

눈과 귀가 모두 즐거웠던 경험이 있었다.

다만 그때의 오르간의 기억은 깊이가 있고 웅장하며 떨림을 준다기보다는

주말 오전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부서지는 빛과 미사 끝난 후의 약간 도란거리는 목소리들이 섞이고

아름다운 주선율을 가진 가볍고 부드러운 오르간이었던것 같다.

 

두번째 오르간과의 만남은 나의 결혼식 때 였다.

나의 입장과 퇴장, 축가등에 오르간 연주가 쓰였지만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 잘 기억이 안나고

그저 웅장하고 깊이가 있었다는것만 기억한다... ...

다만 천고가 높았던 호텔의 분위기와, 오르간의 하모니가 아주 잘맞아서

마치 성당에서 듣는것처럼 에코가 있었다.

 

세번째 만남이 이번 오르간 오딧세이이고, 이렇게 정식 청중이 되어서

주의깊게 소리를 듣는것은 처음이었다.

 

실제 오르간 소리를 듣기 전 나의 파이프 오르간에 대한 느낌은

그저 웅장하고 무거운 소리를 내는 풍금(?) 정도였다.

약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리와 느리고 무거운 느낌?

그러나 실제 오르간의 소리는 내가 생각한것보다 아주 다양한 감상을 주었는데

아주 여리고 고운소리부터 내가 과연 소리를 모두 듣고있는건가 싶은 매우 낮은 소리,

트럼펫의 소리, 클라리넷의 소리, 플루트 소리... ...등등

과연 오르간소리를 내가 정의할 수 있을것인가 싶게 만드는

다양하고 풍부한 소리들이 났다. 흥미로웠고 귀가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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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즉흥연주란 재즈에 국한된 것이었는데, 오르간으로 즉흥연주를 하는 연주자님을 보니

오르간과 즉흥연주도 잘 어울리는구나 싶었다.

특별히 크리스마스라고 즉석에서 신청곡을 받아 캐롤을 믹스해서 들려주셨는데

오르간 주제에(?) 요정같은 소리로 연말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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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가이드님이 오르간 내부까지 들어가 오르간 내부를 실제로 구경시켜주셔서

작동법과 원리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게되었다.

나무와 금관 파이프에 따라 소리가 어떻게 다르게 나는지, 파이프의 크기와 음의 상관관계

오르간 연주의 원리, 고전 오르간과 신식 전자 오르간등을 아주 쉽고 재밌게 설명해주셨다.

파이프와 공기를 통한 작동원리는 아주 클래시컬하면서도 전기 신호로 스위칭하는 메인 오르간 기기를 보면

이보다 더 현대적인 악기는 없는것 같기도 하고.. 아주 묘한 감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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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바흐 - 코랄 프렐류드 '달콤한 기쁨 속에' ★

뒤프레  - '참 반가운 신도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캐롤 즉흥 연주 

헨델 - 오라토리오 <메시아> 중 '내 백성을 위로하라, 모든 골짜기 높아지리라' ★

하예스 - 영화 <나홀로 집에> 중 '기억 속 어딘가' 

아당 - '오 거룩한 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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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가이드이자 테너로 활동중이신 성악가 김세일님의 목소리가 아주 예술적이었고

말씀을 너무 잘하셔서 80분을 지루하지 않게 보냈다.

다음번에 다른 시리즈의 오르간 오딧세이 예매도 할 예정이다.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22. 11. 11.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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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오늘의 감정의 쓰레기통에는
못된 마음을 꼭꼭 담자
못되고 날카로운 생각을 꾹꾹 눌러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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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선택지를 준다면
그러니까 갑자기 오징어 게임처럼
생판 모르는 누군가가 아주 이상한 타이밍에 내게 다가와서
지금부터 일분 안에 이 노란색 알약을 먹으면 고통도 자각도 없이
아주 평안한 죽음의 안식에 도달할 수 있으며 죽은 뒤 사후세계 역시 없어
그대로 내가 완전한 소멸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면
먹지 않으면 지금과 같은 일상을 살 것이고
먹으면 당신을 기억하는 누군가는 슬플 수 있겠지만 당신은 그대로 세상에서 사라지게 된다고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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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하고 마음약한 겁쟁이

Posted by krystal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