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2018. 9. 19.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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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억지로 나간 것부터 시작하여
모든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지금 혼자이고 싶은데

왜 혼자인 여자를 안쓰러워하는걸까
연애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데
자꾸만 새로운 사람으로 잊으라고 한다
고작 두어 달이 지났을 뿐인데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라며 나를 떠밀고는
제멋대로 군다 짜증나게 열받게 화나게

몇 시간을 멍하니 보냈다
낯선 남자의 다정함은 그저 누군가를 떠올리게 할 뿐이었다 정작 그 누군가는 그리 다정하지 않았음에도
갈 길 잃은 눈동자는 한참을 헤매고
비싼 레스토랑에서 먹은 스테이크는 체해서
집에 오자마자 다 토해냈다
낯선 남자의 큰 키와 마디 굵은 손
쉬는 날엔 기타를 친다는 것
접영을 잘 한다는 것
단편적인 기억은 너와 오버랩되는 이야기들 뿐
나는 어쩌면 이리도 구질구질한가
나는 영영 이별할 수 있을까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9. 1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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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내어 혀를 굴려 보아도
끝내 닿을 수 없는 의미의 소리
나는 자꾸 나를 다잡는다
이대로 영원히
영원히 멈추어 줘
나는 이 거리가 좋아서 그래
나도 궁금해졌어
혼자이고 싶어서 혼자인 마음이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9. 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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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죽을 수도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오래전부터 죽고싶었어
어떤 방식으로든

-
내가 널 알게 된 이후로 나는 내내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나를 사랑하기를, 간절히 원하기를,
안아주기를, 기대어주기를, 나에게 영원히 돌아오기를

-
갈거면 다 가져가
내 젖은 눈과 우리의 짓무른 시간과 널 부를 나의 목소리
나를 버리지마
너의 품에서만 불행할 수 있다고 확인시켜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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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9. 7. 00:16

-
세상은 무심하게도 내 아픔과는 상관없이 시간이 흘러 어느덧 한달이 지났다
나는 일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삶을 산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웃고 잘 살아간다
보고싶었던 영화를 보고 전시를 가고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고 친구들을 만나고 가족을 챙기며
멀쩡하게 산다
네가 말했던 것처럼
너를 너무 좋아해서 부담스러울정도였던 나는 생각보다 쉽게 일상에서 너를 지워냈다
나조차도 놀라울 정도로

가끔 그리움은 발작처럼 찾아왔다
결혼식에서
길을 걷다가
집에서 파스타를 만들다가
야근 후 라멘을 먹다가

괜찮다고 생각했었는데
꿈 속에서 네가 나왔을 땐 정말 울고싶었지
그래도 좋았어 아주 오랫동안 너를 안을 수 있어서
너의 얼굴을 천천히 덧그리고 눈에 담을 수 있었으니까
꿈 속의 너는 내가 똥강아지처럼 졸래졸래 따라다니며 끊임없이 껴안아도 날 밀쳐내지 않아서
아니 그냥 너무 오랜만에 너를 만나서 좋았어 그냥 다 좋았어
꿈에서 깨어났는데 눈물이 줄줄 흘렀다
나도 내가 왜 우는지 모르겠더라
아무 감정이 안 드는데
눈에서 눈물이 계속 흘렀어
한바탕 눈물을 흘리고 또 아무렇지 않게 출근 준비를 하고 평소와 같은 하루를 보냈다

아직 마음 한 켠에는 네가 있나봐
그렇지 삼년의 시간을 지우기에 한달은 짧지
많이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아직이었나봐
너도 이렇게 힘든지 궁금하다
혼자이고 싶어서 혼자인 너는 혼자여서 좋은지 궁금하다
소나기에 약한 나는 이렇게 가끔 너를 떠올리며 비를 맞는데
너의 가슴에도 비가 내리고 천둥이 치고 그랬을까

나 또 바보같은 생각하네
그게 뭐가 중요할까
너는 계속 혼자이고 싶을텐데

이런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
별 이상한 사람을 다 만났었다고
내가 그 때 정말 유난을 떨었다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 날이 그리 멀지 않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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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8. 2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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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은 늘 그렇듯
어수선하고 시끌벅적하면서도
눈시울을 붉히게 하는 힘이 있다

어쩌면 너와 나도 저 버진로드를 함께 걸을 수 있었을 텐데
하얀 드레스와 베일을 쓴 어딘지 어색한 신부인 나와
까만 턱시도를 입은 길쭉하고 어설픈 너와
박자 맞추어 가며 저 흰 길을 걸었을 수도 있었겠지
그 길 끝에서 눈 마주보고 서로를 향해
웃었을 수도 있었겠지
이제는 다 의미 없는 생각이겠지만
그래도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
나는 네가 없다면 훌훌털고 마음 편히 다른 사람 만날 수 있을 줄 알았다
이렇게 너를 떨쳐내지 못할 줄 몰랐어
어느 남자도 눈에 들지 않아
어떤 남자나 다 네가 겹쳐보여
네 머리가 닿았던 좁은 붕붕이도 아닌데
나는 왜 그 차안에서 너만 생각했을까
멍청하게 왜 다른 남자에게서 너를 발견할까
다른 사람에게서 널 발견하고는
기뻐하는 내 자신이 한심하고 허무하다
연애같은거 하기 싫다
스스로가 계속 미워지기만 해
결혼은 무슨 나는 원래 혼자였잖아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8. 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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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잘랐다
십 삼년만에 앞머리를 다시 내려보았다
거울 속 내 모습이 어색하다

-
회사에 연차를 내고 오랜만에 쉬었다
혼자 지내는 평일은 너무도 한가로웠다
짬이 나니 책 생각이 나 손에 집히는 책 한 권을 앉은 자리에서 모두 읽었다
커피는 무리여서 얼마전에 산 오미자 액을 물에 타 마셨다
새콤하니 입맛이 돌아 오랜만에 요리를 하기로 했다
직접 장봐온 고기와 파스타 소스 집에 남은 면과 치즈로 후다닥 크림 파스타를 만들었다
내일은 결혼식에 가야해서 입어야할 옷도 고르고 팩도 해야한다
아직 네시니까 시간은 좀 남았네
감기기운이 있어 테라플루를 마셨다
두통이 조금 가셨으면 좋겠다
아무 생각도 안하는 하루가 지나간다
선선한 에어컨 바람과 따뜻한 파스타
새콤한 오미자 재즈음악
이대로 다시 잠들고 싶어라
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8. 23. 14:28




-

당신이 내 삶에 나타나 준 것에 감사한다.

그것이 이유가 있는 만남이든,

한 계절 동안의 만남이든,

생애를 관통하는 만남이든.

너는 나에게 빛이 무엇인지 알려주고는,

어둠을 견디는 법을 깨닫게 해주었다.


-

생각해보니 그냥 사람의 만남이었다

어떠한 큰 대의를 위한 일도, 기적도 아니었다.

너와 나 함께한 시간의 흐름이었을 뿐이다.

때로는 낭만적이었고, 때로는 애절했던,

나의 아름답던 시간들.


-

더이상 네가 밉지 않다. 

너를 이해하게 되었다.

내가 네게 버거웠다면

그렇다면 나를 떠나는게 

당연한 선택이지.

다만 남는 것은 

약간의 그리움과 씁쓸함, 

미안함.


-

네 집에 두고 온 너의 첫 선물, 

반지를 챙겨오지 못한게 아쉽다.

나는 그날 아침나절까지는 

저녁 때 다시 우리의 집으로 돌아가

그 반지를 내 손에 끼울 수 있을줄 알았다.

결국 돌아가지 못했던, 그 곳에 남겨진 반지.

네가 비록 한 짝을 잃어버렸을지언정,

나는 늘 그 반지를 커플링이라고 불렀다.

나 혼자 참 많은 의미를 부여했었더란다. 그 작은 것에.


-

가방 한 귀퉁이에 박혀있는 마지막 한 장의 낙엽.

지울 수 없는 그 말.


행복하다.


나는 너를 만나서 행복했다.

너 역시 행복했기를, 행복하기를.


-

이해없는 세상에서 나만은 언제라도 네 편인 것을 잊지 마.

네가 걷는 그 길을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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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8. 1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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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네게 온 문자
아니 문자라고 하기도 뭐한 사진 두 장
아무런 설명 없이 그냥 사진 두 장
그래서 너는 공연에 갔을까
규선 언니를 봤을까
내가 너랑 가고 싶어 했던 그 명동 성당에서
너랑 만나는 동안 한번도 가보지 못 했던
그 곳에서

-
네 문자 받고 지하철 벤치에서 펑펑울었다
다 큰 어른이라 못 울겠다고 하기엔
나는 요즘 세살짜리 어린애처럼 운다 아무데서
다시 이별 1일차
네 문자 받고 이렇게 무너지고 흔들리는 내가
너무 멍청해서
억지로라도 너를 잊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몸을 막굴리든 마음을 막굴리든
정신없이 사람을 만나고 술을 마시고
울다가 웃다가
아무 생각도 안들게
그렇게
이번 쉬는 날에는 혼자 잠들지 않을거야
다른 사람으로 너를 지울거야
더이상 혼자 텅 빈 방에서 우는 거 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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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8. 12. 18:00

그러니까, 그걸 어떻게 되찾느냐고, 나 자신의 잃어버린 일부를
-못 찾아요, 그냥 없는 채로 살아가는 법을 알아야해요

-
동경하는 작가는 죽어도 살았고
사랑을 잃은 나는 살아도 죽었다
가끔 내가 쓰는 모든 글들이 유서 같다가
그것들이 모두 연서임을 깨닫는 밤이 온다
자꾸 운다고 뭐라하지마라
밤을 알면 당신도 운다

-
오구오구
나를 어르던 그 소리가 아직도 선명한데
당신은 없다
처음부터 만나지 말걸, 후회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우리가 정말 헤어졌구나, 인정하기에는 너무 슬프다
아무데서나 소리내어 울기에는, 너무 나이를 먹었고
어차피 인생은 혼자라 웃어버리기엔 아직 마음이 어리다
사랑한다고 말하려니, 우리는 이미 끝났고
사랑했었다고 말하려니, 나는 아직도 당신을 사랑한다
어렵다 모든 것이
사랑에 쉬운 것이 없다
언제 무엇 하나 쉬운게 있었냐마는
너와 관련된 것은 내게 매번 난제였다
나는 자꾸 오답만을 내고
너는 이런 내게서 멀어지기만 했다
나는 네게 걸림돌만 되었던걸까
왜 내 사랑은 너에게 부담만 되었던 걸까
내가 네가 없으면 살 수 없기 때문에
나를 떠난다는 네 말을
나는 어떻게 삼켜야하나

-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내가 잡았던 당신의 손목이
당신의 어깨를 아프게 했을까봐
하루종일 후회해요
그게 너무 마음쓰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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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
오늘 하루2018. 8. 5.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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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소원이 있을 때만 성당을 찾는 저를 용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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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 할머니는 곧 내 곁을 떠날 것만 같았어요
할머니를 붙잡는게 정말 할머닐 위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저에게 이렇게 또다른 이별을 안기지 마세요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우리 엄마는 나는 우리 가족은 아직 준비가 안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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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지켜주세요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
제가 대신 아프고 싶어요
엄마 몸에 있는 병균이 어서 다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아플 때 할머니를 데려가지 마세요
저를 아프게 하시고 엄마 몸은 낫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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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너무 많은 이별을 주셨어요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을 주셨어요
다만 악에서 구해주시라 빌었는데
도대체 악이란 어떤걸까요
저는 지금 타락하고 싶어요
아무 생각없이 모든 것에서 도망치고 싶어요
제가 가장 약하고 힘들 때
왜 저를 혼자 두시나요
이것도 제가 버텨야 하는 시험인가요
저는 너무 나약하고 위태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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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rystal92